중견기업 CEO가 젊은 구직자에게 쓰는 편지

중견기업 CEO가 젊은 구직자에게 쓰는 편지

한성엘컴텍 고호석 대표이사사장
2009.01.06 10:16

[일자리가 희망이다<3>]고호석 한성엘컴텍대표

며칠 전 아침, 어느 일간지 신문의 1면 머릿글을 보면서 충격을 받았습니다. '중소기업도 지방근무도 저임금도 싫다'는 제호에 '10곳 중 6곳 합격자 이탈... 취업난 속 구인난'이라는 기사였지요. 현재 청년실업자가 무려 75만명이라고 합니다. 대기업이 이 만큼의 인력을 모두 채용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대기업에서 채용할 수 있는 인력은 고작해야 몇만명에 지나지 않습니다. 공기업과 금융기관 등에서 소화할 수 있는 인력까지 합쳐도 채 10만명이 되지 않습니다. 나머지 60여만명은 어디로 가야할까요?

우리 회사(한성엘컴텍(724원 ▲9 +1.26%))도 간혹 인력을 채용하기 위하여 인터넷 채용광고를 하곤 합니다. 우리 회사는 중견기업이자 코스닥에 상장된 회사로서 잘 갖춰진 현대식 사옥과 사원 복지도 꽤 괜찮은 기업에 속합니다. 그럼에도 사람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특히 연구개발(R&D) 부서와 영업직의 경우가 더합니다. 연구개발 부문은 인간의 뇌에 해당하는 중추기능이고, 영업 부문은 온몸에 피를 돌게하는 심장과 같은 가장 중요한 기능을 하는 곳입니다. 이런 핵심부서에 우수한 인력이라고 판단하여 채용하면 채 1개월이 안되어서 슬그머니 회사를 그만두는 사례가 비일비재합니다. 이것은 우리 회사만의 문제는 아닌 모양입니다.

중소, 중견기업의 취업기피 현상은 우리나라 경제의 건강한 발전을 위하여 반드시 극복되어야 합니다. 기업은 핵심은 사람입니다. 그 사람을 제대로 쓰지 못한다면 어떻게 질 좋은 제품이나 서비스가 양산될 수 있겠습니까?

중소/중견기업은 대기업의 임금과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중소/중견기업에서는 대기업에서 경험할 수 없는 다양한 업무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험은 창업을 하기에도 유리합니다. '소꼬리 보다는 닭머리가 낫다'는 속담이 있지요. 중소/중견기업에서 젊음의 열정을 불태운다면 미래에 더 큰 보람과 과실을 얻을 수 있습니다.

우리 회사엔 10년 이상 장기근무한 대들보들이 많습니다. 그들이 입사할 때 우리 회산 전형적인 중소기업이었지요. 그들은 시작의 왜소함을 열정과 헌신으로 극복하여 지금은 같은 또래의 대기업에 근무하는 친구들보다 경제적으로도 훨씬 더 나은 성과를 얻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나 역시 그런 경우입니다. 소기업에 입사하여 회사와 더불어 성장, 어느덧 중견기업이 된 우리 회사의 대표이사까지 됐습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들도 처음 시작할 때는 기업이라 하기엔 너무 초라한 작은 가게 수준의 가내기업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갖춰진 곳에서 일하는 것도 나름 안락하고 편한 출발이 되겠으나, 반드시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그 반대의 경우가 일하는 보람과 더 많은 기회가 있을 수 있습니다.

나는 오늘도 11년전에 다짐했던 '어떠한 파고에도 흔들리지 않는 큰 기업으로 우리 회사를 반드시 만들겠다'는 일념을 실천하기 위하여 뛰고 있습니다. 우리의 선배들이 일궜던 것과 같이 우리나라의 제조업을 짊어지고 간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오대양 육대주를 누비고 있습니다.

그대 젊은이들이여! 실사구시적인 마인드로 직업을 선택함이 어떨까요? 작은 곳에서 먼저 시작하여 당신의 웅대한 꿈을 실현시키고, 일하는 보람을 한껏 만끽해보십시오. 머뭇거리기엔 너무 짧은 것이 인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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