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가 희망이다<2>]"돈·실업걱정 없이 공부했으면"
저는 현재 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02학번에 재학중인 허희수라고 합니다. 날로 비싸지는 등록금과 잡히지 않는 일자리에 허덕이다 4년간 휴학, 복학을 반복하며 27세에 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생입니다. 대학만 8년째입니다.
2002년, 대학 초년생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미래와 희망을 안고 입학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의 갑작스런 병환으로 2003년 휴학을 하게 됐고 이후 남대문 시장 점원, 편의점 매니저, 텔레마케터 등등 물불을 가리지 않고 일했습니다.
처음에는 일하면서 학비를 모아볼 생각이었지만 등록금이 워낙 높아 실제로는 생활비를 대기에도 빠듯했습니다. 금방 다시 학교로 돌아가겠다는 계획은 틀어졌고, 학교에서 규정한 3년 휴학기간을 다 써 미등록 제적에까지 이르렀습니다.
다행히 지난해 지인의 도움으로 다시 학교로 돌아올 수 있었지만 4년이라는 긴 시간을 학교보다는 사회에서 방황하며 보내야만 했습니다. 세상과 사람에 대해 남들보다 많이 겪고 깨닫기도 했지만 저의 꿈과 미래가 수도 없이 좌절되고 포기될 수밖에 없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2008년 다시 학교로 돌아왔을 때, 제가 겪었던 이러한 시간들, 그러나 이젠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인해 누구나 겪을 수밖에 없는 이러한 시간들을 묵인하며 더 이상 '난 안 그런 척' 살아서는 안 되겠다고 느꼈습니다.
1000만원에 육박하는 등록금 시대에 대학 4년간 수 천만원에 달하는 빚더미를 안고 있거나 저와 같이 휴학, 복학을 반복하며 7, 8년 이상의 대학생활을 하는 주변의 많은 학우들을 보면서 왜 이렇게 많은 대학생들이 힘겨워 해야 하고, 꿈을 포기하거나 좌절해야만 하는지 그저 답답할 따름이었습니다.
국가 미래를 짊어지고 갈 젊은이들이 아무 걱정없이 학업과 자기개발에 열중할 수 있도록 대통령께서 관련 공무원들과 국회를 설득해서 '반값 등록금' 대선공약만은 지켜주세요.
주변을 살펴보면 취업을 해도 비정규직이거나 그나마 자리가 별로 없기 때문에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노는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특히 여성 비정규직 문제는 정말 심각합니다.
지금의 어려운 현실을 고려해서 관련 부처가 실용성있는 법과 제도를 개선하고, 예산을 편성하도록 독려해 줬으면 합니다. 단순히 비정규직의 고용 기한을 연장해주는 정책으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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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짊어질 젊은이들이 적어도 꿈을 설계할 수 있는 일자리 창출과 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없다면 우리들의 미래, 나아가서 대한민국의 미래는 밝을 수 없습니다.
'마음만 있으면 안 되는 것은 없다'라는 것이 제가 4년간의 시간을 사회에서 부딪치고 뛰어가며 깨달은 이치입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짊어질 300만 대학생들의 돈걱정·실업걱정 없이 공부했으면 하는 바람과 염원을 소중히 여겨주시기를 간곡히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