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어민 강사 시스템은 곧 몰락할 겁니다."
영어 IT 교육업체 대표들은 대부분 이런 말을 한다. 영어 회화 실력은 영어 노출 시간에 비례하는데 현재의 원어민 강사 중심의 학원 시스템은 '고비용 저효율' 구조여서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학생이든 직장인이든 거금을 들여 영어학원에 등록을 할 때는 영어에 대한 공포감으로부터 곧 해방될 것으로 기대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실제 성공하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1시간 수업 동안 원어민과 실제 나누는 대화는 몇 마디 안 되기 때문에 별도의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는 어렵다.
영어문제를 PC로 '한 방'에 해결할 수 있다는 IT 솔루션 업체들의 말을 100%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지만 현재의 영어교육 시스템이 '고비용 저효율' 구조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지난 4월 기준 전국 초·중·고교에 배치된 원어민 영어교사는 모두 7088명. 대학이나 학원에서 일하는 원어민까지 합하면 국내 영어교육 원어민은 약 3만명에 이를 것으로 교육과학기술부는 추정하고 있다. 1인당 평균 연봉을 3000만원만 잡아도 3만명이면 9000억원이다. 국내 체류 비용을 빼고도 한 해 수 천억원이 해외로 새 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막대한 비용이 들어감에도 원어민 영어 강사에 대한 자질 논란은 끊이질 않는다. 원어민 교사 7088명 가운데 국립국제교류원의 판정기준에 따라 1등급 이상을 받은 교사는 2000여명에 불과하다. 인력을 급하게 구하다 보니 경력이 1년도 안 되는 초보강사들이 수두룩하다. 영어권 국가 배낭족들은 한국을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원더랜드'로 여긴다고 한다.
MB 정부 들어서는 정부가 직접 원어민 강사를 갑자기 많이 채용하면서 몸값도 껑충 뛰었다. 학원들은 원어민 강사 채용 비용이 증가해 정부가 오히려 영어 사교육비를 증가시켰다며 볼멘소리다.
영어 공교육을 강화해 사교육비를 줄이겠다는 정부의 정책 취지에는 충분히 공감한다. 하지만 준비없이 너무 서둘러서는 곤란하다. 정부는 영어 조기교육이 필요하다며 1997년 초등학교에 영어수입을 급히 도입했지만 성공했다고 평가하는 이는 드물다. 이는 폭발적인 조기유학 수요가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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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가 비영어권 국가 중에서 영어 의사소통이 가장 탁월한 국가로 변모하는 데는 15년이 걸렸다. 임기내 성과 조급증에서 벗어나 강사의 질 관리, 커리큘럼 및 교수법 개발 등 내실 다지기에 집중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