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수출' 본격 시동, 미·일 상륙

'펀드 수출' 본격 시동, 미·일 상륙

권화순 기자
2010.10.01 07:29

유진운용, 일본 판매사 추가 확보·미래에셋 국내 첫 미국 펀드수출

국내 운용사들이 미국과 일본 등 선진 시장으로 펀드 수출의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국내 주식형펀드 환매로 인한 '내수 부진'을 펀드 수출로 타개하겠다는 전략이다.

기존에는 이머징 시장 위주로 공략했다면 이번에는 '금융의 메카'인 선진시장에 깃발을 꽂는 격이다. 2년여 전부터 시작한 펀드수출이 지지부진한 터라 미국과 일본에서의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0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유진자산운용은 지난 21일부터 일본 중형 증권사인 히노마루 증권에서도 유진AIZ한일초이스증권펀드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종전에는 아이자와 증권 한 곳에서만 펀드를 팔았다.

이 펀드는 국내 주식에 70%를, 일본 주식에 30%를 투자한다. 유진운용은 지난해 12월부터 펀드를 팔기 시작, 현재 설정액이 약 400억원 가량이다. 판매 초기에는 자금이 꾸준히 유입됐지만 최근 정체 국면으로 접어들자 판매사를 추가한 것이다. 연말까지 판매액을 2배로 늘릴 계획이다.

국내 중형 운용사인 유진운용이 해외 현지법인도 없이 자력으로 일본 증권사 2곳을 판매처로 확보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란 평가다. 유진운용은 또 '수출펀드 2호'로 국내 주식에 집중 투자하는 '배당주펀드'도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다.

정한기 유진운용 사장은 "일본에는 200여개의 중소형 증권사가 있는데 한 증권사가 투자하는 펀드 자금만 10조원이 넘는다"면서 "이 중에서 10%만 가져와도 1조원이 넘기 때문에, 10개 이상 증권사를 확보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 시장이 보수적인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대형사 위주로 공략하기 보다는 중소형 증권사를 뚫고, 운용성과를 인정받으면서 인지도를 높이고, 네트워크를 넓혀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펀드 수출의 '선구자' 격인 미래에셋운용도 '금융의 메카'인 미국 시장 공략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 24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최종 승인을 얻어 27일 부터 디스커버리 펀드 시리즈 운용을 시작했다. 이 펀드는 한국을 포함한 이머징 마켓에 주로 투자하며 운용은 현지법인에서 맡는다.

홍콩, 영국, 인도, 미국, 브라질 등 해외현지법인이 있는 5개 국가 중 마침내 미국에서도 펀드 수출을 시작한 것. 미국 뮤추얼펀드 규모는 11조1210억달러(약 1경3000조원)로 세계 최대 시장이다. 국내 운용사가 미국에서 펀드운용에 들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래에셋은 지난 2008년부터 브라질, 인도, 홍콩, 유럽 등에서 총 11개의 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주로 이머징 국가의 채권과 주식에 투자하며, 이 중 설정액이 가장 큰 '코리아에쿼티펀드'는 국내 주식에만 투자한다.

지난 24일 기준으로 11개 펀드에서 총 3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모았지만 미래에셋의 총 수탁고(41조7000억원, 공모펀드 기준)에 비하면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주로 이머징 중심으로 해외진출을 했는데 이번에는 선진국, 그 중에서도 시장이 가장 크고 경쟁이 치열한 미국이라는 점에서 그전과는 상황이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이 이미 성숙했고, 글로벌 플레이어들의 경쟁도 매우 치열해 쉽지 않은 진출이 될 것"이라면서 "다만 제도가 잘 갖춰져 있고, 규제도 심하지 않다는 점에서는 영업하기 좋은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은 아직 미국 현지 판매사를 확보하지 못했다. 결국 판매망을 어느정도까지 확보하느냐가 펀드수출 성공 여부를 가르는 관건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 밖에 삼성자산운용, 우리자산운용, 하나UBS운용도 펀드 수출을 모색하고 있어, 일본과 미국 펀드 수출이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란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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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화순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권화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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