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스마트 세상' 이끌 리더는?

[기고]'스마트 세상' 이끌 리더는?

맹성현 한국과학기술원 전산학과 교수
2010.10.13 12:05

똑똑하다는 의미의 '스마트'(smart)는 요즘의 기술트렌드를 대표하는 단어다. 스마트폰, 스마트TV, 스마트그리드, 스마트홈, 스마트키 등…. '스마트'하지 않으면 명함도 못내밀 것같은 시대가 됐다.

그런데 기계나 장치가 '스마트'하다는 것은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우리가 알고 있는 가장 똑똑한 시스템인 인간에게도 '스마트'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 없을진대, 하물며 공장에서 대량생산되는 하드웨어나 건물이 '스마트'하다면 과연 어떻게 똑똑해져야 하는 것인지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산업을 이끌어가고 우리의 생활을 바꾸어놓을 '스마트×'는 어떻게 가능해질 수 있을 것인가.

 

기계나 장치는 대개 특정 목적을 수행하도록 만들어졌다. 그러다보니 이것들은 본연의 기능을 수행하면서 인간처럼 주변 상황을 인지할 수 있게 됐을 때 이를 '스마트'하다고 인정한다. 예를 들어 외국 공항에 내렸을 때 예약한 호텔로 가기 위해 어느 방향으로 얼마만큼 이동해서 어떤 교통수단을 이용해야 하는지 모를 때가 있다.

이런 경우 휴대폰이 자세하게 길을 안내해주면서 가는 길에 발생할 수 있는 돌발상황까지 귀띔해준다면 '스마트한 폰'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짚어봐야 할 사실은 기계나 장치를 움직이는 소프트웨어가 어떻게 사용자가 처한 상황을 인지하고 그 의도를 파악해서 자연스럽게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인간의 똑똑함을 표현할 때 '책 똑똑이'(book-smart)와 '세상 똑똑이'(street-smart)라는 표현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책 똑똑이'는 공부를 잘해서 교과서적 지식을 많이 가지고 있고 이를 정확히 적용할 수 있으며 대개 주어진 규정을 잘 따르는 모범생을 지칭한다. 반면 '세상 똑똑이'는 교과서적 지식이 깊지는 않더라도 주변 상황을 잘 이해하고 활용할 줄 아는 순발력과 적응력을 갖춘 실용적인 해결사를 지칭하며 대개 이러한 능력은 다양한 경험에서 기인한다고 한다.

 

최근 발표된 백과사전적 질의응답시스템인 IBM의 미스터 왓슨이 슈퍼컴에 기반한 '책 똑똑이'를 목표로 개발됐다면 '스마트×'는 상식에 기반한 '세상 똑똑이'를 지향한다고 볼 수 있다.

 

'스마트×' 기술의 근원은 축적된 수많은 인간의 경험을 토대로 한다. 즉, 사용자의 의도와 주어진 상황을 인지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사용하기 쉽고 편리한 하드웨어에 입혀진다면 비로소 '스마트한 장치'가 되는 것이다. 이 스마트한 장치는 다른 장치들보다 매우 능동적이고 적극적일 수밖에 없다. 경험을 축적한 초대용량 데이터로부터 의미를 이끌어내 순발력 있는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소프트웨어 기술이 스마트 기술의 꽃이라 할 수 있다.

 

축적된 대용량 데이터를 기반으로 음성인식이나 번역 같은 획기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 것도 스마트 기술 덕분이다. 사용자가 검색어를 입력하면 사용자가 검색하려는 의도까지 파악해서 결과를 보여주는 시멘틱 검색기술이 가능해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사람의 뇌에는 개인의 경험과 지식이 축적돼 있다. 그런데 인터넷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는 인간의 지식과 경험이 축적돼 있다. 어떤 사람은 자신의 다양한 경험을 되살려 적재적소에 적용함으로써 '세상 똑똑이'가 되듯 사람의 뇌에 축적된 경험과 지식을 필요할 때 제때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 있어야 진정한 '스마트×'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수공업으로 자동화된 산업을 이겨낼 수 없듯이 수작업이 스마트한 세상을 따라잡지는 못한다. 전기에너지 공급이 세상을 바꿔놓았듯이 지식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자가 스마트한 세상을 이끄는 리더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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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수 기자

머니투데이 경제부 정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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