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펀드면허세 부과 앞둬 자진철회만 43건
자산운용회사들이 펀드 면허세를 내지 않기 위해 자금을 모으지 못한 펀드를 자진 철회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펀드를 만들어놓고도 투자자를 모으지 못해 방치돼 있던 펀드들을 면허세 4만5000원이라도 아끼기 위해 정리하고 있는 것이다.
9일 금융감독원 및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펀드 등록을 취소하는 철회신고를 한 경우는 총 43건에 달했다. 올들어 지난달 까지는 펀드 철회신고가 단 1건도 없었다.
철회신고의 표면적 사유는 그동안 설정액을 모으지 못한 펀드에 대해 판매를 중단하기 위해서다.
이보다 실질적인 이유는 펀드의 면허세 때문이다. 펀드 면허세는 자동차 등록세처럼 등록된 명목으로 펀드 당 4만5000원을 내는 제도다. 펀드 면허세는 연말에 펀드 등록을 정산해 세금을 부과한다. 지난해 자본시장통합법이 발효되면서 전에 없던 펀드 면허세가 등장했다.
업계에선 펀드를 법인의 성격으로 보고 면허세를 부과하는 건 문제가 있다며 개정을 요구했으나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자산운용사들은 자금을 한 푼도 모으지 못해 운용하지 않고 있는 펀드에 한해 연말 면허세 부과를 앞두고 아예 등록을 취소해 버리는 결정을 한 것이다.
금감원에서도 면허세를 내지 않으려면 자진 철회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한화성장증권투자신탁1호(주식)', '유리실버플랜웰스토탈인덱스증권자투자신탁1호[채권혼합], '미래에셋맵스e-오션브릭스40증권자투자신탁1호(채권혼합)' '슈로더브릭스장기주택마련증권자투자신탁A(주식)' 등 43개 펀드들이 자진 철회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지난해 퇴직연금 운용을 위해 20개 펀드를 신규 등록했는데 자금을 모으지 못한 일부 펀드를 등록 철회한 것"이라며 "내년부터 면허세 부과가 취소될 줄 알았는데 그대로 시행되면서 비용 절감을 위해 부득이 철회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내년에 재판매를 하려면 감독당국에 다시 상품 인가를 받고 등록을 해야 하는 불필요한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며 "세수확보 때문에 업계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아 결국 운용회사들의 간접적인 비용 증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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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금융투자협회는 펀드 면허세를 징수하는 행정안전부를 상대로 개정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내년에도 개선을 요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