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차윤주 기자 = 지난 19일 당 전면에 등장한 뒤 지지율 상승세를 타고 있는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호재와 악재를 동시에 맞고 있다.
우선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조성된 '안보 정국'은 박 위원장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듯하다.
23일 발표된 아산 정책연구원과 리서치앤리서치(R&R)의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에 따르면 대선후보 다자대결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28.4%로 박 비대위원장(28.1%)을 0.3%p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앞서 지난 14일 리서치앤리서치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안 원장이(29.1%) 박 위원장(24.8%)을 4.3%p 앞섰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의 사망 변수가 지지율 격차를 좁힌 것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의 급변 사태라는 위기 상황에 가장 잘 대응할 후보'를 묻는 조사에서도 박 위원장이 29.9%를 얻어, 13.2%에 그친 안 원장을 무려 두 배 넘게 추월했다.
아산정책연구원은 "안 원장이 외교·안보 분야와 연관성이 약해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당초 김정일 사망이란 메가톤급 돌발 변수로 막 출범한 '박근혜 체제'가 요동칠 것이란 우려도 있었지만 집권여당을 이끄는 대선주자로 안정감과 무게감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것이다.
박 위원장은 지난 22일에는 이명박 대통령과 단독회동을 갖고 김 위원장의 급작스러운 사망에 따른 안보태세 정비, 민생예산확충, 서민물가안정 등에 목소리를 내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하지만 같은날 대법원으로부터 'BBK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로 징역 1년의 확정판결을 선고받은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이 공교롭게도 박 비대위원장에게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트위터 등 인터넷 공간에서 급속히 퍼지고 있는 동영상에서 박 위원장은 "(BBK 주가조작 사건은) 5500명의 투자자에게 1000억원대 피해를 입혔고 피해를 본 사람이 자살까지한 사건"이라며 "(이명박 후보는) 매일 의혹이 터지고 매일 그게 아니라고 변명해야 하는 후보"라고 맹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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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수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 BBK는 누구의 회사입니까"라고 물으며 "오늘 아침 신문에 BBK의 실제 주인이 우리 당의 모 후보라는 비밀계약서까지 나왔다. 차명계좌에 위장전입에 위증교사, 금품살포, 거짓말까지..."라고 강도높게 질타했다.
네티즌들은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 박 비대위원장이 이명박 후보의 BBK 의혹을 제기했었던 문제의 동영상을 퍼나르며 "정봉주가 유죄면 박근혜도 유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박 위원장으로서는 곤혹스러운 상황에 놓인 셈이다.
이와 관련, 야당도 대대적인 공세에 나설 움직임을 보여 정쟁의 불씨로 급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오종식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23일 논평을 통해 "정봉주 전 의원이 유죄면 우리 모두가 유죄"라며 "그 의혹을 제기했던 박근혜 의원도 예외일 수 없다"고 박 위원장을 정조준했다.
정 전 의원과 'BBK 저격수' 역할을 같이 했던 박영선 민주통합당 의원도 이날 당 대표 경선에 출사표를 던지며 "보통 국민들은 말 한번 잘못하면 감옥 가야하고 MB 친인척과 박근혜 의원 등 한나라당 실세, 재벌 총수들은 왜 특권 속에 살도록 내버려 둬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택수 리얼미터 사장은 뉴스1과 통화에서 "결국 BBK문제는 이 대통령과 관련된 문제라 박 비대위원장의 개인 지지율에 미치는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한나라당 지지율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당 지지율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