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가 9억인데 16억에 낙찰…"갭투자 되잖아" 경매로 우르르

감정가 9억인데 16억에 낙찰…"갭투자 되잖아" 경매로 우르르

남미래 기자
2026.02.13 04:01

작년 서울 낙찰 7543건, 3년전의 3배
실거래가 넘기도… "정책변화 살펴야"

서울 부동산 경매 낙찰건수/그래픽=임종철
서울 부동산 경매 낙찰건수/그래픽=임종철

강력한 대출·거래규제 여파 속에 아파트 경매시장이 달아오른다. 경매건수가 급증한 것은 물론 낙찰가율도 3년여 새 최고 수준이다. 실거주 요건과 갭투자 제한 등 각종 규제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경매로 투자수요가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12일 법원경매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지역 경매낙찰 건수는 7543건으로 2006년(1만2055건) 이후 최다 건수를 기록했다. 3년 전(2686건)과 비교하면 3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올 1월 서울지역 경매낙찰 건수는 882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531건)에 비해 무려 66.1% 증가했다.

낙찰가율도 가파르게 오른다.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은 107.8%를 기록했다. 이는 2022년 6월(110.0%) 이후 3년 7개월 만에 최고치다. 특히 서울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은 지난해 10월 이후 4개월 연속(102.3%→101.4%→102.9%→107.8%) 100%를 웃돌았다. 낙찰가율은 감정가 또는 시작가 대비 실제 낙찰가격의 비율로 시장의 매수심리를 보여주는 지표다. 100%를 넘으면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됐다는 의미다.

실거래가를 뛰어넘는 낙찰사례도 잇따른다. 지난달 서울 마포구 성산동 '성산시영' 전용면적 50㎡는 감정가 9억3300만원의 171.5%인 15억9999만9999원에 낙찰됐다. 매매 최고가(13억900만원)보다 3억원 비싼 수준이다. 동작구 '사당우성3차' 전용 59㎡는 직전 매매가(14억2000만원)를 약 1억원 웃도는 15억1388만원에, 서초구 '서초삼풍아파트' 전용 130㎡는 이전 매매 최고가(45억원)를 5억원 웃도는 가격에 각각 낙찰됐다.

최근 수도권 경매열기는 지난해 10·15 대책의 여파로 해석된다. 서울 전역과 경기 일부가 규제지역으로 묶이면서 투자수요가 경매시장으로 이동했다는 설명이다. 경매물건은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를 적용받지 않아 실거주의무가 없는 데다 전세를 낀 매수, 즉 '갭투자'도 가능하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집값 상승 기대 속에 매도호가가 높아지면서 낙찰가격도 자연스럽게 오르고 있다"며 "대출규제와 실거주 요건으로 일반 매매거래가 위축되자 수요가 경매시장으로 옮겨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정비사업 예정지 내 연립·다세대주택으로도 경매열기가 확산한다.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정비구역 등 재개발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낙찰가율이 100%를 웃도는 사례가 이어진다. 종로구 창신동의 한 연립주택(전용 53.6㎡)은 5억7892만원에 낙찰돼 낙찰가율 176%를 기록했다. 실거주 부담이 없고 앞으로 정비사업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가격을 밀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 전문위원은 "강남권과 한강벨트를 넘어 외곽 신축급 아파트까지 낙찰가율이 오르면서 서울 전반으로 경매수요가 확산하고 있다"며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재개발 가능 지역의 빌라수요도 늘어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다만 경매시장은 통상 부동산시장의 선행지표로 꼽히는 만큼 과열국면에 대한 경계심도 필요하다. 이 전문위원은 "부동산 거래량이 많지 않은 상황인 만큼 언제든 가격 변곡점이 나타날 수 있다"며 "하락국면에서도 낙찰가가 매매가보다 비싸질 수 있는 만큼 정책변화 등을 감안해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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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래 기자

안녕하세요 건설부동산부 남미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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