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장(場) 열렸는데..큰손들 "아직은"

헤지펀드 장(場) 열렸는데..큰손들 "아직은"

임상연, 엄성원, 구경민 기자
2011.12.26 15:29

개인 가입실적 전무, 상품문의도 뜸해...검증미비에 대외불안까지 투심위축

#"일부 VIP고객들의 문의전화가 오긴 하는데 가입문의라기 보다는 어떤 상품인지 알아보는 수준입니다."

#"아직 판매시스템 준비가 안돼서 본격적인 리테일 판매는 내년 3~4월은 돼야 가능할 것 같습니다."

삼성자산운용 등 9개 자산운용사의 12개 한국형 헤지펀드가 오늘부터 개인과 법인,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갔다.

이들 헤지펀드는 금융감독원에 등록한 지난 23일부터 판매가 가능했지만 주말 직전이라 실질적인 영업은 이날부터 개시했다.

하지만 영업 첫날 시장 분위기는 날씨만큼 썰렁하기만 하다. 헤지펀드 가입을 위해 은행, 증권사 등 판매사를 찾는 개인투자자들은 거의 없고, 실제 가입 실적도 전무하다.

그 동안 뉴스 등을 통해 대대적으로 사전 홍보가 이루어진 점을 감안하면 시장의 반응은 사실상 무관심에 가깝다.

김동준 한화투자증권(옛 푸르덴셜투자증권) 올림픽지점 차장은 "아직 개인고객 자금유치는 없다"며 "일부 금융지식이 풍부한 거액자산가들이 문의는 해왔지만 헤지펀드가 어떤 것인지 개념 정도를 물어보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증권사 PB는 "올 초 만해도 헤지펀드에 대한 문의가 많았지만 하반기 들어서 문의가 줄고, 최근에는 아예 없다"며 "어느 정도 수요예측을 하고 판매를 해야 하는데 수요예측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헤지펀드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크지 않은 것은 아직 생소한데다 "헤지펀드는 위험하다"는 잘못된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유럽 재정위기 확산 등 대외불안 요인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중은행 강남지점 한 PB는 "헤지펀드 문의전화나 상담은 거의 없다"며 "절대수익추구상품인 헤지펀드가 거액자산가들 사이에서는 리스크 큰 상품으로 인식되는 등 괴리가 있다"고 말했다.

임주혁 한화증권 르네상스지점 PB는 “아직까지는 헤지펀드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려는 분위기는 아니다”며 “일부 관심있는 고객들도 유로존 위가 등의 우려감 속에 투자 타이밍을 지켜보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운용 초기라 트렉레코드(수익률) 등 이렇다 할 마케팅 포인트가 없는 점도 시장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이유로 꼽힌다.

남경옥 삼성증권 SNI강남파이낸스센터 팀장은 “아직 검증이 안됐다는 점에서 고객들이 움직이지 않는 것 같다”며 “재간접 헤지펀드를 경험한 고객들 일부가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적극적으로 투자하겠다는 고객은 드물다”고 밝혔다.

김동준 차장은 "트랙레코드 입증이 안 돼서 고객들에게 권유하는 것이 쉽지 않다"며 "실제 투자로 연결되기까진 최소 1년 이상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판매사들이 전산시스템 구축, 연말 결산 등의 이유로 헤지펀드 리테일 마케팅에 적극 나서지 못하는 것도 초기 시장형성을 어렵게 하고 있다. 특히 PB영업에 강한 시중은행들은 최근 지점 및 직원 성과평가를 진행 중이어서 헤지펀드 등 신규영업에 드라이브를 걸지 않고 있다.

최기훈 신한BNPP자산운용 상무는 "판매사 펀드담당자나 PB센터장들을 대상으로 헤지펀드 교육을 실시했지만 연말 결산시즌이라 아직 리테일 판매는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판매사들이 신년 영업계획에 따라 성과목표를 부여하는 내년 2월쯤이나 돼야 가능할 것"고 밝혔다.

심윤보 우리자산운용 팀장은 "아직 판매사들이 헤지펀드 판매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 본격적인 리테일 판매는 내년 초에나 가능할 것"이라며 "헤지펀드는 일반펀드와 설정 및 환매 등 구조가 달라서 판매를 위해선 전산부터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헤지펀드 운용사들은 개인영업보다는 법인 및 기관영업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이사는 “개인의 경우 5억원 이상 등 가입제한이 있어 영업에 어려움이 있다”며 “일단 기관투자가가 나서줘야 법인, 개인들도 동참하는데 기관들도 운용초기라는 점과 유럽 재정위기 등을 이유로 시장초기 투자를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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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연 미래산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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