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면이 먹고 싶어서 중국음식점에 갔는데 하루 50그릇만 팔 수 있다면서 짜장면은 더 못판다고 해요. 대신 짬뽕을 먹으라고 하면 짬뽕 드시겠어요? 아니면 다른 음식점에 가시겠어요?"

최근 만난 대형운용사 관계자에게 금융당국이 내년 1월 시행키로 한 펀드판매 '50%룰'에 대해 묻자 난데없이 짜장면 얘기를 꺼냈다. 그는 지나친 규제가 자본효율성을 떨어뜨려 오히려 시장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도 했다.
'50%룰'이 운용업계에서 화제다. 이는 은행 증권 보험 등 판매사의 계열운용사 펀드판매 비중을 신규 판매액 기준으로 50% 이하로 제한한다는 게 골자다. 이 룰의 적용을 받는 펀드는 MMF(머니마켓펀드)를 제외한 공·사모펀드 전체다. 당국이 과감히 칼을 빼든 데는 금융계열사간 '펀드밀어주기'가 여전하다는 지적이 계속된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대형운용사들은 "크게 문제될 게 없다"며 애써 무시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반면 든든한 금융계열사가 없어 서러움이 컸던 중소형 독립계 운용사들은 실력으로 평가받을 날이 왔다며 기대가 크다. 일부 회사는 투자시장에서 '경제민주화'를 실현할 수 있는 조치라고 환영하기도 한다.
사실 판매사가 자기 계열사 상품을 우선적으로 소비자에게 권유해 판매하면 운용사간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심화된다는 점에서 '50%룰'의 취지는 백번 이해할 수 있다. 쏠림현상은 결국 소비자의 이익에는 독이다.
하지만 '50%룰'도 운용사가 예시한 짜장면과 같은 처지가 될 수 있다는 게 문제다. A운용사의 철학이 마음에 들고 성과도 좋아 해당 펀드를 들기 위해 가장 가까운 B은행을 찾아 갔다고 하자.
하지만 '50%룰' 한도로 인해 이 펀드에 가입할 수 없다면 결국 다른 은행 점포로 발길을 돌리든지, 아니면 싫어도 다른 펀드에 가입해야만 한다. 이 경우 '50%룰'이 소비자 이익에 부합하기보다 '규제를 위한 규제'에 그치게 된다. 무 자르듯 일률적인 규제가 부작용을 낳는 셈이다.
당국이 규제의 신속한 시행에 앞서 본래 취지를 과연 살리는 방식인지 재차 검토해도 늦지 않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