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사회책임투자' SRI펀드 대형주 '몰빵'에 죄악주까지

'말로만 사회책임투자' SRI펀드 대형주 '몰빵'에 죄악주까지

최경민 기자
2012.12.04 14:39

시총상위 일변도 투자에 일반 주식형펀드와 차별화도 안 돼

사회책임투자(SRI·Social Responsibility Investment)를 목적으로 하는 SRI펀드들이 삼성전자 등 일부 대형주에 '몰빵' 투자하거나 카지노주 등 펀드 취지와 어긋나는 기업에까지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순자산 10억원 이상(11월30일 기준, 상장지수펀드(ETF) 제외)인 국내 주식형 SRI펀드의 연초이후 수익률은 3.95%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수익률(코스피 등락률, 5.98%)은 물론 국내 주식형펀드 평균수익률(4.93%)보다도 부진한 성과다.

펀드별로 NH-CA자산운용의 '대한민국녹색성장연금전환자[주식]'의 수익률이 -4.10%로 가장 안 저조했다. 대신자산운용의 행복나눔 SRI 자[주식]Class C (-3.62%), 알리안츠자산운용의 '기업가치향상장기자[주식](C/A)'(-1.31%)도 '마이너스'에 그쳤다.

이들 펀드는 연초이후 주가가 33% 가량 오른 증시 대장주삼성전자(179,700원 ▼400 -0.22%)의 주식을 15% 내외로 편입하고 있었음에도 수익률이 벤치마크를 하회하는데 그쳤다. 펀드 내 비중이 높았던현대차(495,000원 ▲5,000 +1.02%),LG화학(313,000원 ▼1,000 -0.32%),기아차(155,800원 ▲1,100 +0.71%),현대중공업(367,000원 ▼8,000 -2.13%)등 다른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주가가 일제히 부진했기 때문이다.

SRI펀드는 환경, 복지, 지배구조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들 중 성장 잠재력이 높은 곳에 투자하는 펀드다. 하지만 국내 SRI펀드는 시가총액 상위종목 일변도로 투자해 일반 주식형펀드와 차별화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운용사들이 안정적인 실적을 위해 펀더멘털이 뛰어난 일부 종목에만 집중적으로 투자한다는 것. 실제 대부분의 SRI펀드가 시총 1, 2위인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25% 가까이 보유하고 있기도 했다.

일부 SRI펀드는 수익률 관리를 위해 취지에 어긋난 종목에도 투자하고 있어 '무늬만 SRI'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마이다스운에셋용의 '책임투자(주식)A1'는 지난 9월3일 기준 카지노주인GKL(11,880원 ▲90 +0.76%)을 편입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SRI펀드는 환경오염에 앞장서는 기업 등과 함께 도박, 주류업체 등도 투자 대상에서 제외한다.

마이다스운용 관계자는 "수익창출 능력 60%, SRI 부문 40% 정도의 배점을 줘서 SRI펀드 종목투자를 결정한다"며 "이 과정에서 일부 시장 수익률을 능가할 것으로 평가받는 종목을 제한적으로 편입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관계자는 "기업지배구조원에서 발표하는 지수 등에 근거해 SRI 관련 종목이 선정되지만 일반 인덱스펀드와의 포트폴리오 차이가 거의 없는 게 현실"이라며 "규모는 작지만 기업가치가 오를 수 있는 중소기업 등을 발굴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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