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동 쪽방촌 리모델링 현장 가보니]5년후 임대료 오를까 걱정도

"저도 노숙자였는데 새집이 아니라 이렇게 살 수 있는 집을 마련해 줘서 정말 고맙습니다."
전용면적 4.95㎡ 남짓한 공간의 '임시거주지설'에 살고 있는 주민이 이곳을 찾은 박원순 서울시장을 반기며 인사를 건냈다. 카메라 플래시와 많은 기자들의 모습들이 낯설어 보이는 이 주민은 박 시장이 불편한 것이 없냐는 묻는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박 시장은 주민과 몇 마디를 주고받은 뒤 바로 옆에 위치한 '쪽방촌'으로 발길을 옮겼다. 불이 들어오지 않아 훤하게 불이 켜져 있었고, 한 걸음을 뗄 때마다 한 집씩 휙휙 지나갔다. 겨울 옷 몇 벌과 소지품만 놓여있었지만 남은 공간에는 사람 한 명이 눕기에도 버거워 보였다.

서울의 대표적인 쪽방촌 밀집지역인 지하철 1호선 영등포역 인근에 위치한 이른바 '영등포 쪽방촌'에 리모델링 사업이 추진된다.
이번 사업은 영등포구 영등포동 일대 쪽방촌 주민 295가구를 대상으로 진행되며 내년 1월까지 95가구의 리모델링 공사를 마치고 2014년까지 매년 100가구씩 공사를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리모델링 사업에는 총 7억3400만원이 소요될 것으로 시는 내다봤다.
시는 리모델링이 진행되는 동안 쪽방촌 주민들이 머무를 '임시거주시설' 36실을 컨테이너를 재활용해 만들었다. 영등포구 고가도로 밑 여유 공간에 가건물 형태로 설치된 이 시설에는 리모델링이 진행되는 가구의 주민들이 순차적으로 머무르도록 할 방침이다.
앞으로 5년간 임대료도 동결된다. 시는 쪽방촌 주민들의 생활수준을 고려해 건물주에게 임대료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협조를 구했다.

박 시장은 "새집을 지어드리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실제로 도시를 움직이는 사람들은 힘든 일을 하는 가난한 사람들이고, 이들이 일하면서 삶을 찾을 수 있도록 이런 방식의 지원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근본적으로 쪽방촌 생활을 벗어 날 수 없어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좀 더 깨끗한 곳에서 생활을 할 수 있다며 내심 반기는 모습이었다. 그러면서도 한 달 월세가 20만원 가량이지만 이것도 낼 능력이 없어 노숙생활을 일삼고 있는 상황에서 5년 뒤에 값이 더 오를까봐 걱정이라는 걱정도 비쳤다.
임시거주시설에 거주 중인 안모씨(57·남)는 "리모델링한다고 해서 이사를 하긴 했는데 얼마나 좋아 질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지금보다는 훨씬 나을 것 같다"며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게 해 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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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번 사업에 함께 참여한 임명희(55·남) 광야교회 목사는 "동네 상황을 보고도 이렇다 할 정책이 없어 많이 힘들었다"며 "진짜 가난한 사람들의 위해 이같은 사업이 더 늘어나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