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슈퍼마켓' 도입, 판매채널 확 바꾼다

'펀드슈퍼마켓' 도입, 판매채널 확 바꾼다

최경민 기자
2013.01.31 17:08

다양한 펀드를 구매 가능한 온라인 판매채널, 독립 투자권유전문법인도 도입

지난 2009년 400조원에 육박했던 국내 펀드 설정액은 현재 330조원대로 줄어들었다. 금융위기 이후 주식시장 회복 국면에서도 자금 유출이 지속되는 등 투자자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 탓이다.

이에 금융당국이 펀드슈퍼마켓 등 개방형 '신 판매채널'의 도입을 통한 자산운용업계의 재도약에 팔을 걷어붙였다. 대형은행과 증권사 위주의 펀드 판매구조를 투자자 위주로 개편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한다는 방침이다.

◇펀드슈퍼마켓, 대형사 참여에 달렸다=31일 자본시장연구원이 서울 여의도 한국예탁결제원에서 개최한 '자산운용산업의 재도약: 진단과 정책과제' 공청회에서 추경호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독립적인 판매회사를 통한 펀드 판매가 확대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개방형 펀드판매회사가 시장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개방형 펀드판매 채널의 핵심은 펀드슈퍼마켓의 도입에 있다. 펀드슈퍼마켓은 투자자들이 다양한 펀드를 구매할 수 있는 일종의 온라인 판매채널이다. '계열사 몰아주기'의 영향으로 투자자들이 은행, 증권사 등에서 계열 운용사의 펀드만 주로 접할 수 있었던 것과 차이난다. 온라인 기반이어서 편의성 및 저비용 등도 강점이라는 평가다.

공청회에서 주제발표를 맡은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장은 "펀드업계가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판매에서의 혁신"이라며 "규제로 판매채널의 문제를 풀어내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시장에서 자율적인 경쟁을 만들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펀드슈퍼마켓은 자산운용사, 증권사, 정책금융기관 등이 지배지분 없이 공동으로 출자해 설립한다. 금융당국은 관련 컨소시엄이 마련돼 인가신청이 들어오는 즉시 인가 절차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다만 각 사들이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진 만큼 컨소시엄 구성이 재빨리 이뤄질지 여부는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대형 판매사와 운용사의 적극성이 펀드슈퍼마켓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컨소시엄 구성에 따라 독립사와 계열사 간 대립구도가 형성되는 것 역시 우려되는 대목이다.

최재혁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사장은 "4대 금융지주와 계열 운용사가 참여하는 형태로 펀드슈퍼마켓이 등장하는 게 최고의 시나리오"라며 "계열 운용사도 없이 중소형 운용사만으로 구성된다며 여러모로 눈치가 보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독립 투자권유전문법인, 자문업 일으킬까='신 판매채널'에서는 독립 투자권유전문법인도 마련된다. 투자자들이 펀드슈퍼마켓에서 직접 상품을 고르는 특성상 독립적으로 자문업을 하며 중개투자를 하는 업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선 투자권유대행인 복수전속법인제도가 도입된다. 기존 투자권유대행인에 대한 '1사 전속' 제도가 폐지되는 것이다. 투자권유대행인을 자연인으로 제한하고 있는 규정도 개정해 자연인이나 법인 상관없이 복수전속으로 금융투자상품을 권유할 수 있도록 했다.

송 실장은 "고령화와 함께 보험, 연금, 펀드 등을 종합적으로 자문 받으며 자산관리하려는 고객 수요가 늘어난데 따른 조치"라며 "자문서비스가 발달한 영미국가는 개인·법인 상관없이 복수전속 등의 형태로 업무를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영국 독립판매인(IFA)처럼 고객의 금융투자상품 선택과 자산배분을 자문하는 '독립 투자자문업자' 도입 역시 이뤄진다. 고령화 시대 자산관리를 대비한 투자권유 및 재무설계 업무가 기대되고 있다. 기존 투자자문사가 투자권유 업무를 수행하지 않고 포트폴리오 운용자문을 주로 수행해 그 활동범위가 좁았던 것과 차이난다.

이같은 제도를 통해 국내 자문서비스의 경제성, 독립성도 커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지만 회의적인 의견도 있다. 금융당국의 인가절차만 밟으면 되는 펀드슈퍼마켓과 달리 자본시장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기도 하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시대에 중위험·중수익이 대세인 상황에서 자문을 통해 수수료를 내려는 투자자가 많을지는 의문"이라며 "국내 특유의 대가 지불을 꺼리는 투자문화를 고려했을 때 정착에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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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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