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소재' 탄소섬유 놓고 韓·日 진검승부

'꿈의소재' 탄소섬유 놓고 韓·日 진검승부

양영권 기자
2013.03.05 06:15

효성, 이르면 이달, 늦어도 상반기중 양산체제 구축…日 독점 시장에 도전장

탄소섬유 시장을 놓고 한일 기업 사이에 진검승부가 펼쳐진다. 탄소섬유는 테니스 라켓에서 항공기까지 가벼움과 강함을 동시에 요구하는 제품에 두루 쓰여 '꿈의 소재'로 불린다. 그동안 국내 탄소섬유 수요는 전량 수입에 의존했지만 최근 토종 기업과 외국계 기업이 국내에서 잇따라 탄소섬유 양산 체제에 들어가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4일 화학·섬유업계에 따르면 효성은 이르면 이달, 늦어도 상반기 중으로 전북 전주 친환경첨단복합단지에 들어선 탄소섬유 공장에서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탄소섬유 제품 양산에 들어간다. 이 공장에서 생산하는 탄소섬유 원사는 범용 제품과 고성능 제품의 중간 단계인 중성능 제품이다. 생산량은 연간 2000톤으로, 국내 수요의 70% 정도 커버가 가능하다.

탄소섬유는 범용 제품의 인장강도가 3.53기가파스칼(GPa) 내외다. 일반 철에 비해 무게는 5분의 1 밖에 나가지 않지만 강도는 10배에 달한다. 중성능 제품은 4.9GPa, 고성능 제품은 5.49GPa의 성능을 각각 자랑한다.

이 때문에 낚싯대와 골프채, 테니스 라켓 등 스포츠·레저 용품에서부터 풍력발전기 날개, 건축 토목 보강재, IT기기 케이스, F1 경주차, 항공·우주 소재까지 다양하게 사용되는 추세다.

↑효성 직원이 자체 개발한 탄소섬유 제품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자료제공=효성)
↑효성 직원이 자체 개발한 탄소섬유 제품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자료제공=효성)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국내의 전체 탄소섬유 시장은 2011년 기준으로 2732톤, 9230만달러 규모. 아직 시장이 크다고 할 수는 없지만 보수적으로 봐도 연 12%, 최대 연 24%의 고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다. 특히 연료 효율성을 높이고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것이 과제인 자동차 업계에서 탄소섬유 사용을 일반화할 경우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늘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탄소섬유 시장은 태광산업이 지난해 4월 범용제품 생산을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전량 수입에 의존해야 했다. 태광산업에 이어 효성의 중성능 제품까지 양산에 돌입할 경우 국내 탄소섬유 시장에서 한일 업체간 본격적인 경쟁구도가 형성된다. 특히 일본 도레이사가 100% 지분을 출자한 국내 업체인 도레이첨단소재가 지난 1월 경북 구미에서 연산 2200톤 규모의 탄소섬유 생산 체제 구축을 완료해 경쟁은 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세계 탄소섬유 시장도 그동안 일본과 미국 업체들의 무대였다. 특히 일본업체인 도레이, 도호테낙스, 미쓰비시레이온 등은 전체 시장 수요의 70% 이상을 공급하면서 시장을 주도했다. 도레이의 경우 시장 점유율 40% 정도를 차지하는 업체로, 탄소섬유의 종류를 뜻하는 업계 용어인 T700(중성능), T800(고성능)에서 'T'가 '도레이(TORAY)'의 약자일 정도다.

아직 일본 업체의 기술이 세계 최대 수준이지만 국내 업체의 기술력도 바짝 뒤를 쫓고 있다는 평가다. 효성의 지난해 6월 최고 기술력을 요하는 고성능(T800) 제품 개발도 성공했다. 효성 관계자는 "아직 고성능 제품은 양산 체제에 접어들기까지 시간이 걸리겠지만 2020년까지 글로벌 톱 클래스 수준의 탄소섬유 업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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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권 논설위원

머니투데이 논설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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