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운동의 대모' 박영숙 전 안철수재단 이사장이 17일 새벽 별세했다. 향년 81세.
1932년 평양에서 태어나 19살 때 월남한 박 전 이사장은 평생을 여성운동과 시민운동에 투신해 왔다.
이화여자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 한 뒤 기독교여자청년회에서 여성·시민·환경운동을 시작한 박 전 이사장은 1967년 진보적인 신학자였던 고 안병무 교수와 결혼해 아들을 뒀다.
그는 민주화 운동으로 구속된 안 교수의 구명 시위를 시작으로 사회운동에 뛰어들었으며 1986년 부천경찰서 성고문 사건 당시 성고문사건대책여성단체연합회장을 맡아 여성 인권 알리기에 앞장섰다.
부천경찰서 성고문 사건은 1986년 부천경찰서 경장인 문귀동이 위장 취업 혐의로 연행된 22세 대학생 권인숙을 성적으로 추행한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군사독재정권의 부당한 언론통제와 인권 유린의 실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박 전 이사장은 이후 1987년 평민당 부총재로 정계에 입문해 여성이 친권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한 가족법 개정, 남녀고용평등법 개정, 탁아법 제정 등에 큰 역할을 했다.
2002년 국민의정부에서 대통령자문기구인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위원장, 한국여성재단 고문, 여성환경연대 으뜸지기, 살림이 이사장으로 활동했으며 2009년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영결식에서 추도사를 낭독하기도 했다.
박 전 이사장은 2012년 안철수재단 이사장으로 선임됐지만 지병으로 지난 3월7일 사임한 후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는 17일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 "박영숙 선생님께서 오늘 새벽 운명하셨습니다. 여성과 인권을 위해 바친 한평생은 오래 기억될 것입니다. 삼가 명복을 빕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고인의 빈소는 신촌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이며 발인은 오는 20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