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17개 신상품 쏟아져..한달 20% 손실등 개인 피해 확산 "금감원 상품인가 문제"

자산운용업계의 지나친 레버리지펀드 판매경쟁이 대규모 원금손실이라는 '대참사'로 이어졌다. 올들어 운용사들은 너도나도 레버리지펀드를 출시하며 9000억원에 달하는 시중자금을 끌어모았다. 특히 레버리지펀드의 환매수수료가 없다는 점을 크게 부각시키며 투기성 단기투자를 부추겼다.
하지만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로 글로벌증시가 흔들리면서 신규 출시된 레버리지펀드는 투자지역 및 대상과 상관없이 거의 모두 원금을 까먹는 등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불과 한 달 만에 20% 넘는 손실을 기록한 펀드도 발생했다.<5월 5일자'펀드시장 투기바람' 고수익·고위험 레버리지펀드 '봇물' 참조
18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재 운용 중인 42개 레버리지펀드(ETF 제외)의 총설정액은 1조1226억원으로 연초 대비 8955억원 증가했다.
레버리지펀드는 올들어 봇물처럼 쏟아졌다. 총 42개 레버리지펀드 중 40%인 17개가 올들어 지난 5월까지 출시된 '신상'들이다. 매달 3개 이상 신상품이 선보인 셈이다. 연초 이후 이들 펀드에 순유입된 자금만 1864억원(설정액 기준)에 달한다.
신상품 출시 당시 해당 운용사와 판매사들은 한결같이 "환매수수료가 없어 비용부담 없이 단기차익을 올릴 수 있다"고 알리며 개인투자자들을 끌어모았다. 그러나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아베노믹스의 실패 우려 등 글로벌증시가 반락하면서 단기투자에 나선 개인투자자의 대다수가 발목이 잡히게 됐다.
올들어 출시된 17개 레버리지펀드 중 플러스 수익률을 유지하는 것은 1개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로 원금을 까먹고 있다. 수익률이 가장 부진한 것은 지난달 10일 출시된 하이자산운용의 '하이일본1.5배레버리지 증권자투자신탁H'로 -20.84%를 기록했다.
이 펀드는 닛케이255지수 상승률의 1.5배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지만 아베노믹스에 대한 불안감으로 일본증시가 단기폭락하면서 오히려 한 달 만에 원금의 5분의1 이상을 까먹었다.
중국증시에 투자하는 레버리지펀드인 삼성자산운용의 '삼성중국본토레버리지 증권자투자신탁1'과 KB자산운용의 'KB중국본토A주레버리지 증권자투자신탁',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차이나A레버리지 1.5증권투자신탁' 등도 각각 12~17%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밖에 하이자산운용의 '하이1.5배레버리지인덱스 증권자투자신탁',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신한BNPP스마트레버리지 목표전환형증권투자신탁1', NH-CA자산운용의 'NH-CA코리아2배레버리지 증권투자신탁' 등도 각각 5~10% 넘는 손실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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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레버리지펀드는 증시가 오르면 고수익을 낼 수 있지만 반대로 증시가 떨어지면 지수 하락폭 이상으로 손실을 보는 고위험 상품"이라며 "일본 등 글로벌증시가 단기간에 큰 폭으로 빠지면서 피해도 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레버리지펀드의 대규모 손실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것으로 업계의 단기 성과주의가 낳은 결과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미국의 출구전략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시화됐지만 대다수 운용사는 시황판단이나 위험분석 없이 상품을 내놓는 데 급급했다"며 "금융위기 이후 펀드시장에 대한 고객신뢰가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불신이 커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고위험·고수익 레버리지펀드를 경쟁적으로 출시토록 허가한 금융감독원을 비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운용사 대표는 "단기성과와 트렌드만 좇는 운용사들도 문제지만 무조건 상품인가를 내주는 금융당국도 문제"라며 "장기투자를 육성해야 할 당국이 투기성 단기투자를 부추긴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금감원 관계자는 "투자자 보호 등에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원칙적으로 신상품 출시를 막을 수 없다"며 "레버리지펀드 시장현황을 살펴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