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수익률, 다 아는데 왜 비공개?

헤지펀드 수익률, 다 아는데 왜 비공개?

김희정 기자
2013.08.02 07:20

당국은 '쉬쉬', 시장선 '알음알음'… 공개범위 한정해도 공신력 필요

↑신한금융투자 추정
↑신한금융투자 추정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이달 들어 3일 만에 1000억원을 모으는 등 한국형 헤지펀드가 자리를 잡아가면서 헤지펀드 수익률 공개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금처럼 단기성과가 좋은 일부 운용사만 건별로 공개하고 성과가 나쁠 땐 입을 닫는 것은 시장 선진화를 위해서라도 지양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형 사모펀드의 현재 총 설정액은 약 1조4700억원으로 연초의 8000억원 대비 배에 가깝게 늘어났다.

지난해 가치주가 조명받으면서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수익률도 올 들어 호조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체 펀드 25개 중 72%(18개)가 설정 후 절대수익을 올렸다.

↑자료: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 7월 15일 기준
↑자료: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 7월 15일 기준

한국형 헤지펀드의 설정액은 연내 2조원을 무난히 넘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정작 각 펀드별 운용성과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한국형 헤지펀드는 투자자를 49명으로 한정시킨 사모펀드이기 때문에 수익률 공개의무가 없다.

금융당국도 운용사들에 시장 초기 과당경쟁과 수익률이 좋은 일부 운용사로 쏠림현상을 우려해 수익률 비공개를 당부해왔다. 시장 형성 첫해였던 지난해 헤지펀드 수익률이 기대치를 밑돌아 시장이 걸음마를 떼자마자 와해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국형 헤지펀드를 선보인 자산운용사들끼리 수익률 정보를 공유하던 관행도 없어졌다. 헤지펀드 운용에 필요한 각종 서비스를 지원해 주는 프라임브로커(prime broker)들 사이에서만 알음알음 수익률 정보가 돌고 있는 상황.

이에 대해 한 자산운용사 임원은 "사모펀드의 수익률을 공개하는 게 투자자 보호라는 공익에 부합하는지 의견이 분분하지만 지금처럼 이른바 '선수'들 사이에서도 정보가 막혀있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미국의 경우 헤지펀드 전문평가사가 있고 자발적으로 헤지펀드 수익률을 공개하는 운용사들이 적지 않아 운용사별 실적(track record)이 쌓여있다. 최근엔 헤지펀드 광고까지 허용키로 한 상태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대표는 "출범 취지와 달리 시장 초기에 단기수익률에 일희일비할 것을 우려해 공개를 꺼리고 있지만 분기별, 혹은 반기별로 법인이나 PB고객들에게 공개할 데이터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형 헤지펀드의 개인 투자 한도가 최소 5억원인 만큼 한국형 헤지펀드의 주요고객인 법인투자자와 증권사 PB센터로 공개 범위를 한정하되 투명한 데이터는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증권사의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 관계자는 "일정수준 시장이 성숙해지면 펀드평가사를 비롯해 기관들이 평가할 수 있도록 관련 데이터가 제공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김희정 기자

안녕하세요. 스토리팀 김희정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