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사건은 보도, '서울시 간첩사건'은 불방?

이석기 사건은 보도, '서울시 간첩사건'은 불방?

이슈팀 김민우 기자
2013.09.03 14:54
지난달 31일 방송될 예정이었던 KBS 2TV 시사프로그램 '추적 60분'의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무죄' 편이 '재판 계류 중인 사건'이라는 이유로 불방됐다.  /사진=KBS '추적 60분' 홈페이지
지난달 31일 방송될 예정이었던 KBS 2TV 시사프로그램 '추적 60분'의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무죄' 편이 '재판 계류 중인 사건'이라는 이유로 불방됐다. /사진=KBS '추적 60분' 홈페이지

지난달 31일 방송 예정이던 KBS 2TV 시사프로그램 '추적 60분'의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무죄' 편이 '재판 계류 중인 사건'이라는 이유로 방송 보류돼 논란이 되고 있다.

아직 재판도 시작되지 않은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의 내란음모 의혹 사건을 언론들이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것을 고려할 때 이중잣대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2일 'KBS 노보'에 따르면 '추적 60분'의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무죄' 편의 불방 조치는 심의실의 '사전심의'에 따른 것이었다.

심의실은 '추적 60분' 제작진에 "'탈북자 위장 간첩혐의 사건'은 1심 판결만 끝나고, 아직 최종 판결이 나지 않아 재판에 계류 중인 사건으로 방송시기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돼 방송 불가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추적 60분' 제작진은 2일 '불방 사태, 당장 프로그램을 되돌려 놓으라'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심의실 '사전심의'를 강하게 성토했다.

제작진은 성명서에서 "방송 하루 전 금요일, 담당 최재호 심의위원은 심지어 본 방송의 영상파일도 확인하지 않은 채, 무슨 이유에서인가 급박하게 심의 의견을 게재했는데, 최종판결 전까지 '방송 시기가 부적절하다'는 내용이었다. 그 말대로라면 대법원 판결문 없이는 어떤 시사프로그램도 방송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과거 재판에 계류중인 사안의 방송을 금지해 달라는 '방송금지가처분 신청'이 기각된 판례가 있어 KBS의 심의실의 방송금지 사유의 타당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012년 9월9일 저축은행 회장의 사기행각을 다룬 'KBS스페셜 어떤 인생-미래저축은행 김찬경' 편이 방송될 때 김찬경 회장 측이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로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기각된 바 있다.

당시 재판부는 방송금지 가처분 판결문(사건번호 :2012 카합 633)에서 "방송사업자는 기본적으로 공적 사안에 대해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한 방송편성의 자유를 가지고 있고, 형사 재판이 진행 중이라 하여 시사보도가 일체 금지된다고 볼 근거가 없는 점, 형사 재판을 담당하는 법원은 이 사건 프로그램 등 언론의 보도와 관계없이 해당 사건에 제출된 근거를 바탕으로 공정한 재판을 할 것인 점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신청인 측의 사정만으로 이 사건 프로그램의 방영이 위법하여 허용되지 않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요약하면 방송에서 재판 중인 사건 보도를 일체 금지시킬 근거가 없고, 법원은 보도와 상관없이 공정한 재판을 한다는 것이다.

지난달 31일 방송 예정이던'추적 60분'의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무죄' 편은 화교 출신의 유모씨 남매가 북한의 지령을 받아 탈북자 명단을 북한에 전달했다는 간첩 혐의를 받은 사건을 다룰 예정이었다.

제작진은 "최초 자백을 했던 여동생의 조사 과정이 절차적으로 문제가 있었다는 점과 무리한 수사 의혹을 함께 제기했다"며 "이 사건은 국가의 권력기관이 한 개인을 충분한 근거도 갖지 않은 채 파국으로 몰고 간 것으로, 중대한 의미가 있다. 때문에 보도 가치가 충분할 뿐 아니라 시청자의 알 권리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방송"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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