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L'이 뭐길래?…죽음부른 40억 투자사기의 결말

'NPL'이 뭐길래?…죽음부른 40억 투자사기의 결말

송학주 기자
2013.11.11 14:41

건대 교육원 강사 수강생에 '투자금' 모집 뒤 잠적…숨진 채 발견

그래픽=강기영
그래픽=강기영

 #자영업자인 김모씨(47)는 지난해 12월 건국대학교 평생교육원 부동산경매컨설팅과정 강의 중 강사 임모씨(41)로부터 20~30%의 고수익을 거둘 수 있다며 부실채권(NPL)에 투자해보라는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임씨는 수강생들에게 "NPL은 다른 투자에 비해 자금 회수가 빠르고 세금도 거의 없다"며 꼬드겼다. 결국 김씨는 은행 대출을 받아 1억5000만원을 투자했다. 다른 수강생 24명과 건국대 행정대학원생 9명도 적게는 5000만원에서 많게는 7억5000만원까지 총 40억원을 투자했다.

 임씨는 지난달 22일 이 중 30억원을 인출해 잠적한 후 이달 8일 경기도 여주시의 한 모텔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외부인의 침입 흔적이 없고 화장실 문고리에 목을 맨 점 등으로 미뤄 임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주택시장의 장기침체 속에서 아파트 투자 대안으로 각광받던 상가·오피스텔 등 수익형부동산이 공급과잉에 따라 수익률이 떨어지면서 NPL이 새로운 부동산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이 점을 노린 불법 유사수신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NPL이 뭐길래?…수익률이 20~30%?

  NPL(Non Performing Loan)은 은행 등 금융권이 원금이나 이자를 3개월 이상 회수하지 못한 부실대출을 뜻한다. 수익이 나지 않는다고 해서 '무수익여신'이란 전문용어도 있지만, 통상 '부실채권'으로 불린다.

 은행 등 금융권은 채무자에게 대출해주고 대출이 부실화할 경우에 대비, 담보부동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하는데 대출금을 회수하지 못할 경우 금융권은 이 저당권을 유통화해서 현금화해야 한다. 이렇게 발생한 부실채권 매물은 국내외 은행 등 금융회사가 컨소시엄을 만들어 자금을 모은 다음 공개입찰을 통해 시세보다 값싸게 매입한다.

 이러한 기업이 자산유동화 회사인 SPC(Special Purpose Company)다. 유암코, 우리F&I, 저축은행 등이 있는데 채권금액이 큰 경우에는 직접관리하고 중소규모의 채권은 수탁관리사가 맡아 유동화한다. 개인이 투자할 경우 경매정보사이트에 매각을 의뢰한 매각담당자나 등기부에 기재된 유동화회사와 협의해 거래할 수 있다.

 경매에서 주택NPL 투자는 근저당권을 사서 경매에서 제3자가 낙찰 받을 때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 다만 경매낙찰가가 채권액보다 낮으면 채권액 전부를 회수하지 못할 수도 있다.

 경매 직전에 1~2순위 저당권을 사들인 후 직접 해당 주택을 낙찰 받는 방법도 있다. 선순위 저당권을 할인가격에 낙찰받기 때문에 수익성이 경매낙찰가보다 5~10% 정도 높은 게 일반적이다.

 최진순 알앤디연구소 대표는 "최근 부동산경기가 어려워지면서 다시 NPL 매물 공급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통상 NPL이 경매낙찰가보다 10% 이상 싸기 때문에 유통과정만 잘 이해하면 남들보다 한발 앞서 값싼 경매부동산을 수월하게 낙찰받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NPL투자 사기 극성…안전한 투자법은?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 투자처가 마땅치 않다는 점을 노린 불법 유사수신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최근엔 고액의 악성채권을 헐값에 사들인 뒤 이를 미끼로 투자자금을 유치해 사기를 친 일당이 경찰에 적발되기도 했다.

 현장에서 전문가들은 NPL투자시 배당액과 낙찰가 예상, 최종 입찰가 산정 등 철저한 검증과 분석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NPL투자 전문업체들도 상당수가 부동산 쪽으로만 역량이 집중돼 금융권 여신관리 경험을 가진 전문 인력이 없어 투자를 유치하거나 자문하기에는 부족한 현실이다.

 게다가 은행과 자산유동화회사 등 유통 과정을 거쳐 다시 경매로 넘어가야 하므로 투자 직후부터 20~30% 수익을 보장해주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있다.

 정대홍 부동산태인 팀장은 "NPL투자의 개념은 우량한 채권을 적정가에 사들여 고도의 투자기법으로 운용함으로써 최대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라며 "투자시 반드시 부동산과 금융 분야 지식이 충분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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