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사단만 피해가길… 살아서 전역하는 게 목표"

"28사단만 피해가길… 살아서 전역하는 게 목표"

최경민 기자, 의정부(경기)=이슈팀 김종훈
2014.08.13 10:30

'윤일병 사건' 이후 306보충대 입소 풍경

12일 오후 경기도 의정부시에 위치한 육군306보충대 입구에서 입소를 앞둔 장정과 어머니가 포옹하고 있다. /사진=김종훈 인턴기자
12일 오후 경기도 의정부시에 위치한 육군306보충대 입구에서 입소를 앞둔 장정과 어머니가 포옹하고 있다. /사진=김종훈 인턴기자

"우리 아들, 제발 28사단만은 비켜갔으면.."

12일 오후 경기도 의정부시에 위치한 육군306보충대 입구에서 권모씨(50·여)는 침울한 표정으로 말했다. 목이 메인 목소리는 제대로 이어지지 못했다. 곧 훈련병 신분이 되는 아들의 손을 꽉 잡았지만 불안감이 가시지 않는 모습이다.

매주 화요일마다 306보충대는 입대를 앞둔 장정들과 부모 사이의 이별로 '눈물바다'가 된다. 하지만 이날 분위기는 더욱 남달랐다. 군대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고로 인해 부모들의 불안감이 극에 달한 상황이었기 때문.

권씨처럼 부모들은 아들이 최근 사고가 난 부대에 전입되지 않기만을 바라고 있었다. 특히 306보충대를 거친 일부 장병은 28사단으로 갈 수 있어서 근심은 더욱 컸다. 28사단은 지난 4월 선임병들로부터 지속적인 가혹행위 끝에 비극적으로 숨진 윤모(22) 일병이 속했던 곳. 최근에는 28사단 소속 관심병사 2명이 동반자살해 구설수에 또 올랐다.

권씨는 "아들을 군대 보내는 게 걱정돼 전날 잠도 제대로 못 잤다"며 "그저 부대에서 인간적으로 대우만 해줬으면 좋겠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피력했다.

최모씨(48·여) 역시 아들이 22사단과 28사단을 피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군 간부들이 장정들을 잘 돌봐야 한다"며 "주기적으로 연락할 수 있게 신경 써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12일 오후 경기도 의정부시에 위치한 육군306보충대 입구에서 입소를 앞둔 장정들이 부모님들을 향해 경례하고 있다./사진=김종훈 인턴기자
12일 오후 경기도 의정부시에 위치한 육군306보충대 입구에서 입소를 앞둔 장정들이 부모님들을 향해 경례하고 있다./사진=김종훈 인턴기자

장정들의 마음도 흔들리고 있었다. 한 장정은 "입대를 앞둔 상황에서 '윤일병 사건'은 솔직히 무서웠다"며 "그저 살아서 전역하는 게 목표"라고 쓴 웃음을 지었다. 장정 강모씨(21)의 경우 여자친구가 "죽을까봐 걱정된다"고 우려하자 "그저 열심히 해서 전역하겠다"고 안심시키기 바빴다.

군대에 대한 질타의 목소리도 컸다. 한 아버지는 "사고가 날 때마다 군이 은폐하기에 바쁘기 때문에 군대폭력이 대물림되고 있는 것"이라며 "사건을 원리원칙대로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정들과 가족들이 불안감 속에 나누던 대화도 집합을 알리는 북소리와 함께 끝났다. 이제는 '장정'이 아니라 '장병'으로 거듭나야 하는 시간. 이들은 서로를 얼싸안고 떠나보내지 못했다. 어머니들은 연병장으로 향하는 아들들을 향해 울음 섞인 목소리로 사랑한다고 외쳤다. 눈은 금방 새빨개졌다.

작은 체구의 한 아버지는 본인보다 머리 하나가 더 있는 아들을 안고 통곡하기도 했다. 그는 이내 결심한 듯 연병장을 향해 아들의 등을 떠밀었다. 금새 아들이 그리워진 그는 사람들을 비집고 맨 앞자리로 나섰다. 그는 하염없이 아들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군부대측은 장정들과 가족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이날 306보충대 관계자는 입영 현장에서 "윤일병 사건은 있어서도 안 될 사건"이라며 "진심으로 송구한 말씀을 전하며, 군은 또 하나의 부모로 입영 장정들을 가르치고 보호하겠으니 믿고 기다려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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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민 기자

안녕하세요. 산업1부 최경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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