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IT업계, 실업난 경계해야

[기자수첩]IT업계, 실업난 경계해야

홍재의 기자
2014.11.18 05:28

"올해 스타트업을 다니다가 다시 회사로 돌아가는 개발자가 많이 늘었습니다. 저희 회사도 개발자보다는 오프라인 마케팅·영업 경험이 있는 인력이 필요합니다."

최근 만난 유력 스타트업 IT업체, A대표의 걱정이다. A대표는 "모바일로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대규모 인력 채용 보다는 소수 단위의 회사가 많아져, 일자리 창출의 첨병이었던 IT산업의 수많은 일자리가 사라질까 걱정 된다"고 덧붙였다.

얼마 전 한 게임사의 관계자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IT업계에 변화가 계속되면서 자존심 셌던 개발자들이 많이 겸손해졌다"고 말했다. 그만큼 업계가 불황이라는 뜻이다.

최재홍 강릉원주대 교수는 지난해 말 "2014년은 도태되는 스타트업과 살아남는 스타트업이 갈리는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 예측한 바 있다. 얼마 전 최 교수는 "이제는 모바일만 바라보고 나아갈 시대가 지났다"며 "IT관련 모든 기업들이 새로운 마케팅, 새로운 아이템 고민이 필요할 때"라고 지적했다.

지난 2~3년 동안 불붙었던 창업 붐이 올해 들어 크게 위축됐고, 이미 대기업들도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할 때가 왔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얼마 전 발표된 올해 3분기 실적발표에서도 이 같은 흐름이 그대로 드러났다. 글로벌에서 성공을 거둔 IT기업은 좋은 성적표를 받았지만 그 외의 대부분 IT업체는 기대이하의 실적이었다.

그동안 PC온라인 기반의 IT기업이 모바일로 체질을 개선했고, PC개발자들이 모바일로 옮겨 탔다. 그런데 IT업계는 모바일 혁명, 창업 붐을 지나 조정기에 접어들었다. 앞만 보고 달려왔던 IT업계가 뒤를 되돌아볼 시간이 왔다는 의미다. 이 과정에서 대규모 실업난이 벌어질 수도 있고, 업계가 위축되면 개발자들의 처우가 나빠질 수도 있다. 성장성만 보고 스타트업에 몸 담았다가 상처받은 개발자들도 적지 않다.

정부나 업계 모두 다음 스텝을 걱정해야 할 때다. 창업을 독려하기보다 스타트업의 옥석을 가려 능력을 갖췄으되 당장 돈벌이가 없는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것이 급선무다. 소수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 지원보다 더 시급한 것이 무너지는 스타트업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고, 여기서 쏟아져 나올 고급인력의 재활 기회를 마련해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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