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버시'의 덫…클라우드·빅데이터 '골든타임' 놓칠라

'프라이버시'의 덫…클라우드·빅데이터 '골든타임' 놓칠라

성연광 기자
2014.11.25 08:47

클라우드法·빅데이터 가이드라인 연내 제정될까…프라이버시 합의점 도출이 '관건'

"더 이상 늦어지면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차기 IT 시장을 글로벌 기업들에게 몽땅 내줄 게 불을 보듯 뻔합니다."

IT(정보기술)업계 고위 임원의 하소연이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IBM, 시스코 등 글로벌 공룡 기업들이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등 스마트 융합시장 선점 경쟁에 전사 자원을 총동원하기 시작했다. 미국, EU,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도 이에 대한 활성화 정책에 앞다퉈 나서며 차기 IT 시장 패권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도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양대 산업을 '창조경제'의 핵심 인프라로 보고 중장기 활성화 정책목표를 내놨지만, 이를 위한 법제도 개선은 '프라이버시' 이슈 벽을 넘지 못한 채 1년 넘게 표류하고 있다. '클라우드컴퓨팅 발전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안(이하 클라우드법)'과 '빅데이터 정보보호 가이드라인(이하 빅데이터 가이드라인)이 대표적이다.

전문가들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되고 있는 글로벌 IT 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국내 산업토대를 갖추기 위해서는 올해를 막바지 '골든타임'으로 보고 있다.

◇클라우드法, 연내 무턱 넘나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27일 클라우드법에 대한 공청회를 진행한다. 법안이 발의된 지 1년이 지나서야 공식 제정 논의 절차에 들어 것. 새로 만들어지는 법안의 경우, 상임위 공청회를 거쳐야만 소관 상임위 의결 및 국회 본회의 상정이 가능하다.

이 법안은 국가 공공기관의 민간 클라우드 사용을 허용하고, 개인정보 침해 등 기업들이 안심하고 클라우드를 이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인증' 등 제도적 기준과 국내 중소기업 지원방안 등이 담겨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무엇보다 공공부문의 민간 클라우드 사용이 허용돼 국내 클라우드 산업이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기대다. 정부는 법 통과를 전제로 내년 시범사업을 거쳐 2017년까지 공공부문의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률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 법안이 공청회 이후 연내 국회 문턱을 넘을 지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공공기관의 민간 클라우드 사용 허용 조항과 관련해 국정원의 관할범위가 민간 사업자 영역로 확대할 빌미를 제공한다는 야당의 우려 때문이다. 이제 남은 한달여 기간 동안 여야 및 정부가 이에 대한 절충점을 찾을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클라우드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금융업법, 의료법 등 개별산업군별로 전산설비 사내 보유를 의무화하고 있고, 공공기관 역시 민간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을 금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1년째 국내 클라우드 산업이 사실상 공백기를 가진 셈"이라며 조속한 국회 통과를 촉구했다.

◇'빅데이터 가이드라인' 수정만 4번째

'빅데이터' 분야도 마찬가지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해부터 빅데이터 가이드라인 제정을 추진하다 번번이 무산돼왔다. 개인정보 수집과 이용이 엄격히 제한된 상황에서 사업자들이 공개된 개인정보 또는 이용내역 정보 등을 조합, 분석, 처리해 새로운 정보를 생성하는 빅 데이터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법률 해석 기준을 마련하겠다는 취지였으나, '프라이버시 무차별 수집'을 우려한 시민단체들의 반발에 부딪혀 왔던 것.

급기야 방통위가 최근 공개 데이터 본인을 확인할 수 없도록 해주는 '비식별화' 조치를 크게 강화한 4번째 수정안까지 제시됐지만, 기업의 정보수집 자체를 보다 축소해야한다는 시민단체들의 반발은 여전하다. 반대로 비식별화 조치로 인해 빅데이터 사업이 극히 제한될 것이라는 '누더기 가이드라인' 논란도 제기되고 있는 형국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개인정보보호법이 엄격히 시행되고 있는 국내 현실에서 빅데이터 관련 투자를 망설이는 곳들이 한둘이 아니다"라며 "가이드라인 자체가 국회 개정 사안도 아닌 방통위 의결사항임에도 방통위원들이 눈치 보기로 일관하고 있는 것 아니냐"며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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