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러닝 창시자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세계 보급 위해서는 정부 나서야…"

"게임의 중독성을 공부에 활용해 보자는 것이 G(Game based)-러닝의 시작이었습니다."
위정현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50)는 게임과 교육을 접목시킨 G-러닝의 창시자다. 2003년 대학 수업에 게임을 도입한 이래 10년 넘게 게임을 이용한 교육에 모든 것을 걸고 있다.
2009년 서울 교육청 지정 연구사업으로 3년간 10개 학교에서 G-러닝 수업을 도입하기도 했다. 현재는 미국, 일본, 필리핀 등 6개 국가에 G-러닝을 보급 중이다. 교육 전공이 아닌 경영학 교수로서 사재까지 털어 G-러닝을 보급하는 이유는 G-러닝이 게임산업의 미래, 창조경제의 해답이 될 수 있다는 강한 믿음 때문이다. 최근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의 정점이 바로 G-러닝이기에 그의 신념은 더 확고하다.
게이미피케이션이란 다양한 분야를 '게임화'시켜 이용자의 집중력을 높이는 것. 수용하는 입장에서 재미가 없고 집중할 수 없다면 게이미피케이션의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다.
게임과 교육을 접목시켰을 때 "게임이지만 재미없다"는 반응이 나오는 것은 교과서에 있는 내용을 PC나 태블릿으로 단순히 옮겨 놓는 데 그친 탓이다. 반면 G-러닝은 기존 게임, 혹은 기존의 게임을 바탕으로 한 '진짜' 게임에 교육을 접목시킨다.
위 교수가 10년 전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도입했던 첫 G-러닝 수업은 아예 시중에 있는 게임 내에서 위 교수가 학생들에게 지령을 전달해 교육의 효과를 거뒀다. 게임 내 가상 경제 시스템을 겪어보며 자연스럽게 경제 시스템을 이해하게 만드는 방법이었다. 이후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만든 수학, 영어 게임은 시중에 있는 게임을 바탕으로 별도 제작했다. 게임 내 미션이 정규 교과과정을 담고 있는 방식이다.
위 교수는 "3년 간 10개 학교에서 연구한 결과 재미 뿐 아니라 성적이 실제로 향상되는 효과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G-러닝의 핵심으로 '자기주도형 사고'를 꼽는다. 아무리 게임과 교육을 접목 시켜도 학생이 직접 문제를 해결해나가고 '생각'하게 만들지 않으면 금방 게임도 교육과정의 일부로 받아들이게 된다는 것.
위 교수는 "G-러닝으로 학습할 경우 기계적 사고에서 벗어나 자신이 직접 계획을 세우고, 친구와 협업하면서 다른 팀과 경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위 교수의 최종 목표는 150개국에 G-러닝을 보급해 전 세계 아이들이 게임 내에서 소통하며 공부하는 것. 3년 전 한국 초등학교와 미국 로버트케네디 초등학교를 연결해 동시 수업을 했을 때 그 효과를 확인했다. 토론이나 질문이 부족한 한국 학생들이 헤드셋을 이용해 '안 되는 영어로' 미국 학생들과 대화하고 수업을 주도해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단다.
위 교수는 G-러닝이 세계로 뻗어나가려면 국내 대기업이나 한국 정부에서 G-러닝의 기반이 되는 게임을 플랫폼화 시켜 세계에 보급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미국에서 4년째 시범 운영 중이고, 필리핀에서는 클라우드를 이용한 태블릿 연동 G-러닝 사업이 진행되는 등 해외에서 활발히 확장되고 있지만 정작 국내 활동이 위축되고 있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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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교수는 "서울과 경기도에서 시범학교, 방과후 수업 등으로 뻗어나가던 G-러닝이 정부부처 내 인수인계 미숙 등으로 명맥이 끊기는 것은 안타까운 점"이라며 "정부나 게임업계에서도 온라인게임 이후의 먹거리를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