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넥슨과 경영권 분쟁 불거진 때 450억원 투자…자사주 매각 염두에 둔 조치?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가 '핀테크'에 45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 배경을 두고 뒷얘기가 무성하다.
엔씨소프트가 지난 1일 국내 전자결제 1위 기업 KG이니시스와 손을 잡고 핀테크 관련 대규모 투자를 하겠다고 발표하자, 이 투자 결정이 하루아침에 이뤄질리 없겠지만 하필 넥슨과 경영권 분쟁이 한창인 시점에서 발표한 것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경영권 방어 목적 아니냐'는 의견이다. 엔씨소프트 측은 "6개월 전부터 추진해왔던 사안이고 이사회 동의가 필요한 문제라 지난 2일 KG이니시스 이사회 이후 발표한 것"이라며 "비슷한 업종을 대상으로 물색했으나 다른 기업들은 규모가 작았다"고 일축했다.
◇뜬금없는 '핀테크'? "비게임 기술콘텐츠 투자다"
엔씨소프트는 이번 전략적 제휴를 위해 KG이니시스로부터 45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인수한다. 전환사채의 만기일은 4년이고 2년 경과 후 6개월마다 조기상환(put option)을 청구할 수 있다. 발행 후 1년부터 주식으로 전환될 수 있다.
이번 제휴를 통해 엔씨소프트와 KG이니시스는 차세대 결제시스템 등 다양한 금융 산업에서 새로운 모델 창출에 나선다. 곧바로 태스크포스 팀을 구성할 예정. 엔씨소프트가 20년 동안 게임을 서비스하며 축적해 온 IT기반 기술과 보안기술을 KG이니시스에 이식할 목적으로 엔씨소프트 엔지니어가 태스크포스 팀에 합류할 계획이다.
엔씨소프트의 핀테크 투자는 지난해 레진코믹스에 50억 원을 투자한 데 이은 2번째 '비게임 분야' 투자다.
'기술'과 '콘텐츠'를 강조해 온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의 최근 행보와 맞닿아있다. 게임 외 분야로 콘텐츠를 확장하는 데 있어 레진코믹스와 손을 잡고, 기술을 활용하는 데 있어 이번 투자가 이뤄졌다는 것. AI(인공지능) 기술 집중 투자, 엔씨클라우드 구축 등 엔씨소프트는 최근 기술 기반 경영을 표방하고 있다.
무엇보다 연 5000억 원에 달하는 엔씨소프트 국내 온라인 게임의 결제가 KG이니시스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KG이니시스의 영향력과 엔씨소프트의 기술력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이번 투자가 마무리 되면 엔씨소프트는 KG이니시스 지분 7.1%를 보유해 2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KG이니시스에서는 이번 협력을 통해 NFC(근거리무선통신) 기능을 이용한 모바일결제 서비스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향후 인터넷은행 설립 등 또 다른 기회를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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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로서는 2대 주주로서 투자 가치를 제고하는 것이 첫 번째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전환사채의 조기상황을 요구할 수 있는 또 다른 카드도 보유하고 있다.

◇자사주 블록딕 감안하면?
업계일각에서는 이번 투자건이 경영권 방어와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엔씨소프트가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를 매각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든 것 아니냐는 의문이다.
KG이니시스는 KG케미칼 외 6인이 지분 43%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KG케미칼은 2013년 연매출 8506억 원에 영업이익 590억 원으로 엔씨소프트와 비슷한 매출 규모를 가진 회사다.
현재 엔씨소프트가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는 8.93%. 자사주는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가지지 않아 혹여 넥슨과 경영권 분쟁이 벌어질 경우 자사주를 블록딜 형식으로 우호세력에게 팔지 않겠느냐는 예측도 있다. 김택진 대표와 특수관계인, 자사주를 합칠 경우 지분 19.09%를 확보해 15.08%를 보유한 넥슨을 넘어서게 된다.
이 때문에 이번 투자가 '핀테크' 투자만이 아닌 자사주 블록딜을 감안한 투자가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것.
물론 엔씨소프트는 펄쩍 뛴다. "검토한 바도 없고 사실도 아니다"는 입장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이번 투자는 6개월 전부터 진행해오던 것"이라며 "기술과 콘텐츠 기반으로 투자가 이뤄지고 있고 지난해 레진코믹스 투자도 성공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