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황인준 CFO "모바일-글로벌 '무한경쟁'에선 '속도전'이 관건… 상반기 라인 상장 없다"

"효율적으로 회사를 관리하기 위해 수백 명의 디자이너와 엔지니어를 모았을 때도 있었다. 모바일 시대에는 이 같은 모델로는 안된다. 회사를 쪼개야 한다는 것이 이해진 의장의 생각이고, 나도 동의한다."
황인준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단호했다. 모바일 시대 네이버의 생존법은 일단 '각개전투'. 더는 '공룡' 네이버란 닉네임을 유지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황 CFO는 모바일 시대의 속도전을 수차례 강조했다. 시장은 급변하고 있고, 국경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라인 주식회사, 캠프모바일에 이어 네이버웍스까지 독립시키는 것은 바로 속도전을 대비하는 일이다. 내부 조직을 셀 단위로 나누고 자생능력을 강조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황 CFO는 "사업을 내부에 두고 보호하기보다 밖으로 보내 자생력을 키워야만 모바일 흐름을 따라갈 수 있다"며 "사내 회사 형태로 독립한 '네이버웹툰'도 전용 통장을 따로 개설해줬다"고 말했다.

계속된 분사는 지주회사로 전환을 의미할까. 그는 이에 대해 "해외로 나가지 않으면 안방에서 해외 사업자에게 잡아먹히고 말 것"이라며 "각각 사업군이 별도 사업으로 자생할만한 수준으로 간다면 (네이버 지주회사)형태로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포털 사업자의 가장 강력한 수익원은 검색 광고다. 모바일 시대가 접어들면서 검색광고 분야의 지배적 사업자였던 네이버도 패러다임 변화에서 벗어날 수 없다. 지난해 3분기에는 검색광고 매출이 전 분기 대비 역성장하며 위기감에 불을 지폈다.
다행스럽게 지난해 4분기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이며 위기에서 탈출했지만, 네이버 왕국이 태평성대 할 것이라고 바라보는 시각은 없다. 황 CFO도 "발 뻗고 편히 지내던 시절은 지났다"고 말했다.
최근 선보인 모바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폴라'나 캠프모바일의 '밴드' 등은 이런 고민 속에서 탄생한 서비스다.
모바일 시대 네이버의 경쟁자는 국내 기업이 절대 아니라고 강조한다. 페이스북, 텐센트, 구글과 같이 기업 가치가 네이버보다 몇 배 큰 전 세계 기업과 경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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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CFO는 "콘텐츠를 강화하고 남들이 하지 못하는 것을 해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정부의 핀테크 육성 정책 발표와 함께 네이버 주가가 급등했다. 인터넷은행을 설립할 적임자로 네이버가 첫 손에 꼽혔다. 하지만 황 CFO는 국내 인터넷은행 설립에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국내는 이미 인터넷 뱅킹, 모바일 뱅킹 등이 편리하게 자리 잡고 있어 현재의 은행을 넘어설 수 없다는 게 황 CFO의 설명이다. 네이버가 금융기관처럼 대출이나 인터넷은행에 진출할 가능성도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핀테크 산업은 알리바바의 성공에 현혹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며 "중국에서 알리바바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중국의 뱅킹 시스템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라인페이는 이미 시작했고, 네이버페이는 가맹점과 이용자가 이미 많으니 우선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라인이 일본 주식시장에 상장을 재신청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네이버는 지난해 상장을 신청한 뒤 기간이 만료돼 다시 제출한 것이라고 급히 진화했지만 시장은 다시 요동쳤다.
황 CFO는 "상장은 분명 중요한 옵션이지만 회사의 목표가 충분히 전달될 수 있는 시점, 라인이 별도의 플랫폼으로 공격적으로 사업을 벌일 자금조달 창구가 필요할 때 상장이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정상 상반기 라인 상장은 불가능하지만, 이번 상장 재신청으로 올해 내 다시 상장 절차를 밟을 수 있다.

◇황인준 네이버 CFO는?
황인준 CFO는 삼성전자와 삼성증권, 우리투자증권 등을 두루 거치며 IT산업과 기업투자 부문에서 뛰어난 능력과 성과를 보여 온 재무 전문가다. 2008년 NHN CFO로 합류해 8년째 네이버의 재무를 책임지고 있다. 2011년에는 세계적인 금융월간지 '인스티튜셔널 인베스터'에서 실시한 '범아시아 임원 설문조사'에서 인터넷산업 아시아 베스트 CFO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