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 요구에 '블랙아웃' 반복되는 'OTT'…유료방송 '콘텐츠 투자' 뒷전 지적도

모바일 IPTV를 비롯한 국내 모바일 OTT(Over the Top) 시장이 중대 위기를 맞고 있다. 지상파 방송 콘텐츠 수급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 미디어 전문가들은 "언제가 터질 문제"라고 말한다. 근본적으로 케이블TV→IPTV→종합편성채널 등 미디어 다양화 정책에도 여전히 지상파 방송 콘텐츠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 기존 방송 구조를 깨지 못한 까닭이다.
◇모바일 IPTV 신규 가입자 지상파방송 못 본다
통신 3사는 1일부터 '올레tv모바일(KT)', 'Btv모바일(SK텔레콤)', 'U+HDTV(LG유플러스)' 등 모바일 IPTV 신규 가입자들에 한해 지상파 방송 서비스를 중단했다. 신규 가입자들은 지상파 실시간 채널은 물론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도 이용할 수 없다.
이는 지상파 3사의 합작사인 콘텐츠연합플랫폼(CAP)과의 공급 협상이 결렬된 탓이다. CAP가 모바일IPTV 콘텐츠 이용료를 인상해 줄 것을 요구했고, 통신 3사는 "수용할 수 없다"고 맞섰던 것.
모바일 IPTV에서 지상파 방송이 중단된 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작년 브라질 월드컵 시즌에도 지상파 방송사들과의 재송신료 협상 결렬로 모바일 IPTV 가입자들은 월드컵 주요 경기 중계방송을 볼 수 없었다.
지상파 방송사들과의 콘텐츠 분쟁은 전 OTT 영역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업계에 따르면, MBC와 SBS는 최근 CJ헬로비전의 '티빙'에도 저작권 침해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티빙'은 국내 가장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OTT 서비스다. '티빙'은 지상파 재송신 관련 협상이 결렬되면서 지난 3월부터 MBC, SBS의 VOD를 신규로 공급받지 못해왔던 상황. 이후 지상파 방송사들은 "지상파 방송 상품 판매 자체를 중단하라"고 요구해왔다.
◇모바일 OTT 전략 차질…"지상파 의존도 낮춰야"
통신 3사와 CJ헬로비전의 미디어 사업전략에도 적잖은 차질을 빚게 됐다. 데이터중심요금제로 요금구조를 개편한 통신 3사 입장에서 '모바일 TV'는 없어서는 안될 핵심 서비스다. IPTV 사업과 맞물려 차기 미디어 사업을 주도할 양대 플랫폼이다. CJ헬로비전 역시 '티빙'을 케이블TV 사업에 이은 차세대 미디어 사업으로 육성 중이다.
지상파 방송 콘텐츠는 모바일 방송에서도 시청 점유율 50%에 가까울 정도로 이용률이 높다. OTT 서비스에서 제외할 경우, 가입자 이탈 등 막대한 타격을 받게 된다. 결국 지상파방송의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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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다시 통신 사업자들의 모바일 방송 무료화 방침을 전면 철회하거나 VOD 등 서비스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산업적 부작용도 우려된다. OTT 콘텐츠 수익 의 대부분이 지상파 방송 몫으로 쏠리면서 나머지 PP(프로그램 공급자)들이 손해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럼에도 정부는 "개입하지 않을 사안"이라고 못 박고 있다. IPTV는 방송법 적용을 받지만 모바일 OTT는 부가 서비스로 분류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상파 방송을 중단하든 말든 사업자 자율 판단이라는 것. 정부는 작년 스마트미디어 산업 정책을 발표하면서 '무규제' 원칙을 제시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아무리 민간 자율협상이라지만 지상파 방송들이 전체 생태계 발전을 고려하지 않은 채 '돈벌이에만 혈안이 된 것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유료방송 업계가 IPTV 출범 초기부터 신규 콘텐츠 투자는 소홀한 채 지상파 방송 재송신에만 너무 기댄 결과라고 비판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해외에 비해 지상파 3사 방송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미디어 환경에서 앞으로도 이 분쟁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갈등 해소를 위한 협상 조정 제도에 대한 논의와 함께 기존 유료방송의 답습 모델이 아닌 OTT만의 콘텐츠 차별화를 위한 서비스 개선과 투자에도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