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도연 포스텍 제7대 신임총장의 일성 "산학 협력 강화해 돈 벌수 있는 연구 적극 지원"
"이제 성인인데 게임 셧다운제라니요.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풀어가야죠. 서로 논의토록 자리를 마련해 주세요."
지난 1일 포스텍(POSTECH·옛 포항공대) 제7대 총장으로 취임한 김도연 신임총장은 첫 회의 때 학생부장에게 이렇게 당부했다.
지난 3월, 포스텍은 과학도들에게 '새벽 게임 금지령'을 내렸다. 연구원 숙소인 포스빌 등 교내 주거 지역에서는 오전 2시부터 7시까지 게임 사이트 접속을 차단한 '게임 셧다운제'를 시행해 왔다. 학생의 수면권을 보장하고 면학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학생들은 "지나친 조치"라며 반발했다.

이 상황을 보고받은 김 총장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못 된다"며 재검토를 지시했다. 수많은 안건 중 '셧다운제 하반기 연장 건'은 회의록 최하단에 위치해 있었다. 그 내용은 작지만 메시지는 강했다. 변화의 물결이 예상보다 거셀 것이란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지난 9일 만난 김 총장은 "훌륭한 연구자를 키워내는 데 머물러선 안 된다. 사회에 기여하고 부를 창출하는 사람을 길러야 한다"며 '개방과 협력, 경쟁'을 경영이념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포스텍은 30년간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이란 간판을 내걸어 왔다. 하지만 김 총장은 그동안 쌓아온 관록과 익숙함이 대학의 변화를 가로막는 원인이라고 생각했다. 김 총장은 지금까지 쌓아온 연구를 기반으로 포스텍 경영 DNA에 비즈니스 역량을 수혈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젠 대학이 비즈니스에도 관심을 가질 때죠. 산학 협력을 강화해 돈을 벌 수 있는 연구를 적극 지원할 겁니다."
그는 재임 기간 강의실·도서관·연구실에 틀어박혀 있는 지내는 학생들을 건물 밖으로 나오게 할 방법을 고민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교육시스템도 손볼 계획이다. "100년 전 기계공학 교육을 지금도 똑같이 하고 있어요. 물리·화학을 나눠 교육하는 것도 100년 전 시스템입니다. 기존 학부 교육이 과연 옳은지도 진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김 총장은 기존 공대 교육에서의 탈피를 목적으로 설립된 사립대 '올린 공대'를 이상적인 타입으로 꼽았다. 이 대학은 5년마다 교과과정을 폐기하고 새로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세계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려는 대학 몸부림이 이 정도로 처절해요. 우리 대학교육도 기존 방식에서 탈피하려는 '자기 혁신'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어 김 총장은 2012년 미국 스탠포드 대학에서 처음 시작한 온라인 공개수업인 '무크(MOOC, Massive Open Online Course)' 중 하나인 '코세라'에 관심을 가져왔다며 "온라인을 통한 새로운 교육방식을 임기 동안 적극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학생들이 강의실에서 일방적으로 듣는 수업형태에서 벗어나 인터넷강의를 통해 스스로 먼저 공부하고, 학교에서는 공부한 내용을 토대로 자기 생각을 말하고 토론하는 ‘거꾸로 교실 수업법’을 추진하겠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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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총장은 장신(191cm)이다. 이 덕에 1972년 대학 시절 '조정 선수'로 활동했다. 전국체전에서 해군사관학교에 이어 은메달을 차지할 정도로 실력이 뛰어나다. 그는 조정과 같은 단체 스포츠는 사회생활을 하는 데도 크게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김 총장은 서울 출생으로 경기고와 서울대 재료공학과를 졸업한 뒤 카이스트에서 석사 학위, 프랑스 블레즈파스칼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재료공학 분야 전문가로 미국 세라믹학회 펠로우로 활동하고 있다. △서울대 공과대학장 △울산대 총장 △한국공학한림원 회장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대통령 소속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초대 위원장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