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뇌를 탐낸 'AI 60년'

인간의 뇌를 탐낸 'AI 60년'

류준영 기자, 김지민 기자
2016.03.14 03:06

[이세돌 VS 알파고]1956년 AI 단어 첫 등장… 머신러닝 등장으로 새국면

세계 체스 챔피언 그랜드마스터 가리 카스파로프를 시간 제한이 있는 정식 대국에서 이긴 최초의 컴퓨터 '딥블루.' /사진=위키백과
세계 체스 챔피언 그랜드마스터 가리 카스파로프를 시간 제한이 있는 정식 대국에서 이긴 최초의 컴퓨터 '딥블루.' /사진=위키백과

인공지능(AI)이 개발 역사 60년 만에 새로운 전성기를 맞을 전망이다. 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이 자체 개발한 AI 프로그램을 들고 수천년 인간의 고유 영역이던 바둑 세계를 정복하면서다. AI 연구는 60여년 이어져 왔지만 성과 부진으로 한동안 투자 암흑기에 빠지는 등 적잖은 부침을 겪어왔다.

AI 개념이 태동한 것은 1950년. 지난 1956년 존 매카시와 마빈 민스키, 앨런 뉴웰, 허버트 사이먼이라는 4명의 과학자가 컴퓨터를 주제로 한 연구 성과를 발표한 자리에서 ‘AI(artificial intelligence)’라는 용어를 처음 거론했다. 뉴웰과 사이먼은 논리연산을 자동 증명하는 세계 첫 AI 프로그램 ‘로직 세오리스트’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후 1970년대까지 검색을 통한 추론 등을 통해 AI 개발이 진행됐지만 발전 속도는 더뎠다. 결국 1970년대 초부터 1980년까지 AI 연구는 ‘암흑기’에 빠진다. 연구를 포기하지 않았던 과학자들이 인간이 축적한 지식을 여러 가지 방식으로 저장하고 이를 추론하는 새로운 기술을 연구했지만 세간의 관심을 끌진 못했다.

AI가 본격적으로 두각을 나타낸 건 1997년부터다. 당시 IBM의 1세대 슈퍼컴퓨터 ‘딥블루’는 초당 2억 수를 분석하는 계산력으로 세계 체스 챔피언인 가리 카스파로프를 누르면서 화려하게 데뷔했다. 2011년 IBM의 다른 슈퍼컴퓨터인 ‘왓슨’은 미국 퀴즈쇼 ‘제퍼디’에 출연, 수준급의 퀴즈 실력을 뽐냈다. 그렇다고 인간이 경계할 정도는 아녔다. 수학 문제는 잘 풀어도 어린이조차 분간할 수 있는 강아지와 고양이 등을 구분하지 못했다.

그러던 중 2000년대 들어 인터넷 기반 데이터의 폭발적 증가는 AI의 모습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머신러닝(기계학습)이 가능해진 덕분이다. 인간이 경험·학습 등을 통해 배우듯 기계에도 이 같은 능력을 담고자 인간 뇌의 신경세포 회로를 모사한 신경망 연구가 본격화됐다. 지난해 2월 구글 딥마인드는 인간과 비슷한 수준으로 비디오 게임을 할 수 있는 AI를 소개했다. 이어 바둑 AI ‘알파고’를 개발, 컴퓨터가 영원히 뚫지 못할 것으로 여겨온 맞바둑에 참여, 프로기사의 벽을 넘었다.

이번 구글이 던진 AI 화두는 과거와 달리 장기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율주행차, 헬스케어, 로봇 등 이전보다 다양한 분야에 AI가 이미 적용되고 있기 때문. 컴퓨팅 연산처리 능력은 물론 기계가 스스로 학습하는 머신러닝 등 AI 기술 발달 속도도 이전과는 확실히 달라졌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김진형 소장은 “AI는 이미 우리 삶 속에 다가와 있고 점점 깊이 침투해 나갈 것”이라며 “구글이 주도한 바둑 대국은 경기 승패에 관계없이 인류역사의 기념비적 사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구글이 이번 기회를 통해 AI에 대한 기술적 논의를 한 단계 끌어올린 것은 맞지만 AI가 몇 년 내 세상을 바꿀 만큼 속도감 있게 발전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도 있다. 김현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지식마이닝연구실장은 “페이스북, 애플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AI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산업이나 실생활에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끌어 올리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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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준영 기자

·머니투데이 유니콘팩토리(미래사업부) 차장 ·한국과학기자협회 이사 ·카이스트 과학저널리즘 석사 졸업 ·한양대 과학기술정책대학원 박사과정 ·2020년 대한민국과학기자상 ·(저서)4차 산업혁명과 빅뱅 파괴의 시대(공저, 한스미디어) ■전문분야 -벤처·스타트업 사업모델 및 경영·홍보 컨설팅 -기술 창업(후속 R&D 분야) 자문 -과학기술 R&D 정책 분야 컨설팅 -과학 크리에이터를 위한 글쓰기 강연 -에너지 전환, 모빌리티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 자문 -AI시대 기술경영 및 혁신 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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