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고 후에도 해양사고 전년대비 57%↑, 상임위 160개 중 1건도 심사 안 돼

295명이 사망하고 9명이 실종된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2년. ‘안전사회’를 건설하겠다는 목소리는 어느덧 희미해져 가고 있다. 특히 사고 직후 쏟아져 나온 해상안전 관련 법안들이 여전히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국회의 게으름 혹은 무관심으로 국민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셈이다.
15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한국해운조합법 개정안, 낚시 관리 및 육성법, 수중레저활동의 안전 및 활성화 등에 관한 법률 등이 세월호 사고 후 해상안전확보를 위해 발의됐으나 아직 국회에 계류중이다. 이는 지난해 정기국회에서 세월호 사고 관련 예산안,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 등 정치적 이슈로 인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160여건의 계류 법안에 대해 단 한 건도 심사하지 않은 탓이다. 국회의 정쟁 사이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줄 법안들이 뒷전으로 밀린 것. 그 사이 해양사고는 2014년 1330건에서 지난해 2101건(해양수산부 집계)으로 58% 증가했다.
세월호 출항 전 안전점검을 제대로 하지 않아 물의를 일으킨 한국해운조합 여전히 법적으로 ‘해양사고 구제사업’과 ‘품질인증사업’이 가능하도록 방치돼 있는 게 대표적 사례다. 배를 운영하는 선주들의 모임인 해운조합이 안전관리업무를 수행해 왔다는 점에서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라는 지적이 나왔지만 법이 개정되지 않아 해운조합은 지금도 안전관련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선박 출항 전 최종적으로 점검을 하던 운항관리자의 소속만 선박안전기술공단으로 이전 됐을 뿐이다. 해운조합 관계자는 "현재 해운조합은 해양사고 구제사업과 품질인증 사업을 수행하고 있지 않다"며 "사문화된 구문"이라고 해명했지만 법은 여전히 해운조합에 안전업무를 맡겨두고 있다.
해운조합법 개정안에는 해피아(해수부+마피아)를 막기 위해 조합원이 아닌 사외이사를 3명 두도록 하거나 이사회 의장을 회장에서 이사장으로 변경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그러나 법안이 국회를 표류하면서 해운조합에서는 또한번 ‘정피아’(정치인+마피아)아를 이사장직에 취임시키려다 해양수산부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법 개정이 지연되면서 해운조합은 이사장직이 2년째 공백이고 조직은 여전히 ‘반쪽’으로 운영되고 있다.

낚시어선 승선자 전원에 대해 구명조끼 착용을 의무화하고 낚시어선에 대해 지정·취소 규정하는 내용 등을 담은 ‘낚시 관리 및 육성법 개정안’(윤명희 의원안·정부안)도 국회에 머물고 있다. 국회가 외면한 사이 15명이 숨지고 3명이 실종된 ‘돌고래호’와 같은 사고는 계속 되풀이되고 있다. 지난해 발생한 해양 사고 2101건 중 1461건이 낚싯배 등의 어선사고다. 해마다 바다 위에서 300여명이 사고로 숨지거나 다친다. 세월호 참사와 같은 대형참사가 언제든 되풀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수중레저활동의 안전 및 활성화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 역시 사정은 같다. 2013년 12월 기준 국가나 민간에서 스킨스쿠버 자격증을 발급한 건수는 12만6770건에 달하지만 수중레저활동에 대한 사업 근거, 장비 안전기준, 수중레저활동자에 대한 교육 기준 등에 대한 법적 근거는 전무한 상황이다.지난해 3월 수중레저활동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관련 사업을 활성화하는 내용을 담은 ‘수중레저활동의 안전 및 활성화 등에 관한 법’ 제정안을 대표 발의됐지만 상임위에서 잠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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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법안들은 19대 국회에서 처리하지 않으면 20대 국회가 열림과 동시에 폐기된다. 19대 임기만료 전인 5월 말 전에 국회가 열린다고 하더라도 19대에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농해수위상임위원장인 김우남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야당 간사인 박민수 더민주 의원이 공천을 받지 못했고 여당 간사인 안효대 새누리당 의원은 울산 동구 지역에 출마해 탈락한 까닭에 법안 처리에 성의를 보이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해수부 관계자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법만이라도 조속히 통과시켜주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