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이대로 좋은가-기업현장]비용 산정을 위한 세부 기준 제기되어야 혼선 없을 것
오는 9월 시행되는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가칭 김영란법)과 관련해 주요 대기업들은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오해를 살 수 있는 임직원들의 친목 모임도 자제시킨다는 큰 틀만을 정해 놓았다.
하지만 현장 대외업무 담당자들은 고민이 늘고 있다. 일부 기업은 대외 업무 종사자들을 위한 지침 마련 및 설명회 등을 개최해 미연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의 최소화에 나섰지만, 대다수 기업들은 법 시행 이후에 대응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A기업 관계자는 “7월1일자로 이해관계자들과의 식대 및 선물 비용 등과 관련된 지침이 정해졌다”고 말했다. B기업 관계자도 “구체적인 시스템 변화와 지침 등이 아직 준비되지는 않았지만, 관련 업무 종사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한 설명회가 열렸다”고 전했다.
C기업 관계자는 "사내 컴플라이언스(법·명령 등의 준수) 차원에서 관련 부서 중심으로 내용을 공유하고, 언론 보도 등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기업들은 김영란법을 철저히 지키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법 시행에 맞춰 지침을 마련하고 있다. 법 취지에 맞춰 임직원 윤리규정을 수정하는 작업도 검토하고 있었다.
하지만 다수의 기업 관계자들은 회원권을 보유한 골프장 이용료, 자사 또는 계열사 제품을 선물로 증정하는 경우 관련 비용을 어떤 기준에 맞춰 산정해야 될지 궁금해 하고 있었다.
골프장을 보유한 D기업 관계자는 “골프 나갈 경우에 비용을 어떻게 산정해야 되는지 모르겠다”며 “회원가로 해야 하는 건지, 비회원가로 하는 것이 맞는지 의문시 된다”고 말했다.
회원권을 보유한 경우 일반 요금보다 50~80% 정도 저렴해 기준에 따라 법 위반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또 김영란법 적용 시 결제가를 기준으로 해야 되는지, 수 천~수 억 원에 달하는 회원권 가격을 골프장 방문 횟수에 맞춰 나누고 더해서 계산해야 되는 건지 혼란스럽다는 얘기도 나온다.
또 골프장을 소유한 기업들은 마케팅을 위해 홍보를 해야 되는데, 이 경우에도 김영란법이 적용되는 것인지에 대한 규정이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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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선물비 5만원도 애매하다고 밝힌 기업 관계자들도 다수였다. 하나의 제품은 제조원가, 도매가격, 소매가격 및 할인가격 등이 모두 다른데 어디에 기준을 맞춰야 되는지 관련 내용이 없다는 것이다. 자사 또는 계열사에서 생산한 제품을 선물로 증정할 경우 제조원가를 기준으로 해도 되느냐는 것으로,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했다.
소비재 제조 기업 E사 관계자는 “선물 가격 기준을 어디에 둘지에 따라서 금액 차이가 많이 난다”면서 “선물에 가격표를 붙여서 증정하는 경우는 드문데 받는 사람이 가격을 확인해야 되는 책임이 따르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