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가 항공기 정비 사업에 진출한다. 단순 전용기 운영을 넘어 항공 분야로의 외연 확대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489,500원 ▼18,500 -3.64%)는 지난 3일 국토교통부에 '항공기정비업' 등록을 마쳤다. 항공기정비업은 항공기의 점검과 수리, 개조 등을 수행할 수 있는 사업으로 국토교통부의 인허가가 필요하다. 일정 수준 이상의 시설과 장비, 자격 인력, 품질관리 체계를 갖춰야 등록이 가능하다.
현대차는 현재 전용기 3대를 보유 중이다. 협동체 항공기 1대(보잉 B737-700)와 비즈니스 제트기 1대(GVI), 헬기 1대(S-76D) 등이다. 이 가운데 B737-800 기종 등 업무용 항공기에 대한 정비와 수리를 직접 수행하기 위해 이번 등록을 추진했다는게 현대차측 설명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지난 2월 B737 기종 담당 항공정비사를 채용하며 조직 구성에도 들어갔다. 내부적으로 항공기 운영과 유지보수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는 이번 등록으로 항공기 기체와 부품에 대한 정비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사업자 지위를 확보하게 됐다. 기존에도 비행기 유지와 보수, 관리 등 경정비는 하고 있었지만 앞으로는 좀 더 체계화된 정비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항공업계에서는 현대차의 행보가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일반 기업이 전용기 정비를 위해 별도의 항공기정비업 등록까지 추진하는 사례는 드물기 때문이다. 통상 전용기는 외부 전문 정비업체에 위탁해 관리하는게 일반적이다.
일반 항공사 역시 자체 정비 조직을 운영하면서도 경정비를 제외한 중정비 이상은 전문 MRO(유지·보수·정비) 업체에 맡기고 있다. 시설 투자와 인력 유지 비용이 많이 들고 인증 기준이 까다로운 만큼 단일 기종 정비를 위해 별도 사업 등록까지 진행하는 것은 비용 대비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전용기 운영 효율화 차원을 넘어 항공 분야 진입 가능성을 염두에 둔 선제적 조치로 보고 있다. 특히 자체 정비 역량을 확보할 경우 향후 항공기 운용과 유지보수를 통합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업 확장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현대차가 추진 중인 도심항공교통(UAM) 사업과의 연관성도 거론된다. 그간 현대차는 자회사 '슈퍼널'을 중심으로 UAM 기체 개발과 사업화를 진행해왔지만 최근 글로벌 규제 등 제도적 한계로 사업 속도 조절에 나선 상황이다. 실제로 인력을 80% 줄이는 등 구조 조정을 단행하기도 했다. 이에 UAM과의 직접적인 연계보다는 단기적으로 전용기 정비 효율성을 높이면서 중장기적으로 항공 사업 전반에 대비한 기반을 확보하는데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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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 관계자는 "전용기 1대를 위한 정비 사업 등록은 통상적인 판단으로 보기 어렵다"며 "향후 UAM 기체 운용과 정비까지 포함한 통합 사업 구조를 염두에 둔 사전 준비 성격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