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로 명품기타 파손한 택시운전사, 4175만원 배상 책임"

"교통사고로 명품기타 파손한 택시운전사, 4175만원 배상 책임"

이경은 기자
2017.01.01 09:00

교통사고로 상대 차량에 실려 있던 명품기타를 파손한 택시 운전사가 4175만여원을 물어주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4단독 류종명 판사는 A씨가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택시연합회가 4175만여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1일 밝혔다.

택시운전사 B씨는 지난해 1월 서울 잠실대교 방면에서 신천역 방면으로 우회전하던 중 A씨가 운전하던 차량의 조수석 뒤쪽을 추돌하는 사고를 일으켰다. 당시 A씨가 운전하던 차량에는 전문연주자 소유의 명품 기타 2대가 하드케이스에 보관된 채 실려 있었다. 이 사고로 해당 기타의 넥 부분에 원상복구가 불가능한 파손이 생겼다.

이에 A씨는 손해배상 소송을 내면서 "파손된 기타가 1968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제작된 빈티지 것으로 현재 세기의 명기목록에 등재돼 있고, 국내 시세가 1억원이 넘는다"며 "기타를 구입할 당시의 가격 8851만여원 및 사고 이후 다른 기타 임대를 위해 지출한 2500만원을 지급하라"고 주장했다.

반면 택시연합회 측은 "도로 주행 중인 차량의 뒷자석에 1억원 상당의 고가물이 실려있다는 점은 특별손해에 해당하고, 사고 당시 운전자인 B씨가 알 수도 없었기에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공제약관에서 정한 대물손해 중 보상하지 않는 경우인 '골동품'에 해당하거나, 운전자 소유가 아닌 타인의 기타라는 점에서 공제약관의 '소지품'에 해당하기 때문에 배상책임은 200만원 한도 내에 있다"는 주장도 폈다.

하지만 류 판사는 A씨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B씨 측에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류 판사는 우선 증거에 비춰 이 사고로 인해 기타가 파손된 점을 인정했다. 이어 "물품의 가액을 불문하고 차량에 개인 물품을 소지하거나 운반해 다니는 것이 일반적이고 차량 사고가 발생할 경우 그 물품이 함께 파손될 수 있다는 점은 일반인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며 택시연합회 주장처럼 기타 파손을 특별손해로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해당 기타가 1968년에 제작돼 명품기타에 등재돼 있다고 하더라도 전문연주자인 소유주에게는 필수품과 다름없이 사용되는 것이어서 공제약관의 '골동품'으로 볼 수 없고, 약관의 취지에 비춰 '소지품'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택시연합회 측은 기타 구매 당시 가격인 8851만여원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지되 이 기타의 현재 잔존가치인 500만원은 공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운전자 A씨에게도 교통사고 과실이 있는 점, 충격에 취약한 빈티지 악기에 대해 별다른 안전조치 없이 뒷자석에 포개어 싣고 운행한 점 등을 고려해 손해에 대한 책임의 절반은 A씨 측에 있다"고 보고 택시연합회 측이 배상할 액수는 4175만여원으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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