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하도급거래에서 납품업체 물량을 줄이는 것도 보복 행위로 간주하는 등 보복 행위 금지 범위를 확대했다. 또 신고포상금 환수 근거를 새롭게 만들고, 분쟁조정시 시정조치 면제요건도 개선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3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대규모유통업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우선 납품업체에 대한 보복행위 규제범위를 확대했다. 현행법은 대형유통업체의 법위반 행위를 신고한 납품업체에게 대형유통업체가 보복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법위반 신고 외에 분쟁조정 신청, 공정위 조사협조 등을 이유로 한 보복 금지는 적시하고 있지 않다.
이러다보니 분쟁조정 신청 등을 이유로 한 보복행위에선 규제 공백이 생겨 납품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정위는 분쟁조정 신청과 조사협조, 서면실태조사 협조를 이유로 한 보복행위도 금지키로 했다. 아울러 보복유형에 ‘거래중단’과 ‘물량축소’ 등을 새롭게 넣었다.
공정위는 신고포상금 환수근거도 신설했다. 현행 대규모유통업법엔 법위반신고·제보자에 대한 포상금 지급 근거는 있지만, 부당·중복 지급된 포상금을 환수할 근거는 없다. 공정거래법과 하도급법 등 신고포상금 제도가 규정된 법률은 대부분 부당·중복 지급된 포상금에 대한 환수 근거도 함께 마련해 놓고 있다.
하지만 신고 포상금을 부당·중복 지급해도 이를 환수할 수 없어 포상금 수령자 간 형평성 문제가 생기고, 국가재정 낭비도 커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정위는 이에 신고포상금을 부당·중복 지급하거나 착오에 의해 잘못 지급한 경우 이를 환수할 수 있도록 근거를 새롭게 마련했다.
공정위는 이밖에 분쟁조정 성립 시 시정조치 면제요건을 개선했다. 대규모유통업법은 분쟁조정이 성립·이행되더라도 ‘특별한 사유’가 없어야 공정위 시정조치를 면제토록 규정하고 있다. 이와 달리 공정거래법과 하도급법 등은 분쟁조정이 성립되고 이행되면 '특별한 사유' 여부를 판단하지 않고 시정조치를 면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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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는 시정조치를 면제하지 말아야 할 '특별한 사유'는 현실적으로 상정하기 어려운 불필요한 요건이기 때문에 법적 예측 가능성만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이미 분쟁조정이 성립하고 그대로 이행돼 분쟁이 완전히 해결된 이후에도 시정조치를 면제하지 말아야 할 특별한 사유는 사실상 없다는 이유다. 이런 논리로 시정조치 면제요건 중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을 삭제했다.
이외에도 서면실태조사 미협조에 대한 과태료 상한을 조정했다. 현행법상 공정위가 실시하는 서면실태조사에 협조하지 않는 경우 사업자 1억원 이하, 소속 임직원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가 가능하다. 하지만 동일한 제도를 운용하는 하도급법(500만원), 가맹사업법(5000만원)에 비해 과태료 상한선이 높아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서면실태조사 미협조에 대한 과태료 상한을 사업자 1억원에서 2000만원으로, 소속 임직원은 10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대형 유통업체의 보복행위에 대한 규제공백이 해소되고, 신고포상금 부당 지급에 따른 국가재정 낭비를 막는 등 유통 분야 규제 전반에 예측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