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IT거인 오라클에 세금폭탄…다국적 기업 '조세회피' 재점화

韓, IT거인 오라클에 세금폭탄…다국적 기업 '조세회피' 재점화

김지민 기자
2017.04.10 15:23

국세청, 지난 1월 오라클에 법인세 3147억원 부과 …한국오라클 "법원 계류 중인 건이라 언급 못해"

다국적 IT기업 오라클이 한국에서 세금탈루 혐의로 수천억원대 법인세를 부과받은 것이 뒤늦게 밝혀졌다. 조세회피처를 이용해 한국에서 거둬들인 수익을 누락하는 다국적기업들의 조세회피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10일 조세심판원과 한국오라클 등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해 1월 오라클 한국법인 한국오라클에 대해 2008년부터 2014년까지 편법으로 조세를 회피했다며 법인세 3147억원을 부과했다.

국세청은 오라클이 국내에서 거둔 수익에 대해 제대로 세금을 내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한국오라클은 국내에서 벌어들인 수익 중 일부를 소프트웨어(SW) 사용료 명목으로 미국 본사에 보낸다. 한-미 조세조약 세율규정에 따라 미국 기업에 지급하는 금액의 15%를 세금으로 납부내야 한다.

그러나 한국오라클은 2008년부터 사용료를 조세피난처 아일랜드에 세운 '오라클서비스'에 내 온 것으로 국세청 조사 결과 드러났다. 한-아일랜드 조약에 따르면 한국오라클의 사용료 수익에 대한 세금을 한국에서 낼 필요가 없다. 한국오라클이 세금을 회피하기 위해 조세피난처를 활용했음을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국세청은 이 같은 방식으로 한국오라클이 총 2조원에 달하는 사용료 소득에 대한 세금을 내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아일랜드 회사를 조세회피 목적으로 만들어진 도관회사로 규정하고 법인세를 부과했다.

다국적 기업의 조세회피 논란은 전 세계적인 관심사다. 수년 전부터 구글을 압박해 온 영국은 지난해 구글에 1억 3000만 파운드(약 1880억원)의 세금을 부과했다. 오라클, 구글, 애플 등 다국적 기업의 역외 조세회피 자금은 연간 수백 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들 기업은 국가별 매출 정보를 정확히 밝히고 있지 않고 있어 회피 규모에 대해 추정만 할 뿐이다. 다국적기업들 대부분은 유한회사로 등록해 외부감사나 공시의무를 피하고 있는데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유한회사는 한국에서 거둔 수익 규모나 납부한 세금 등을 공개할 의무가 없다.

이에 국회를 중심으로 다국적 기업들의 조세 회피를 차단하기 위해 법인세법 근거 규정을 마련하고 한미조세협약 과세기준을 변경해야 한다는 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편 한국오라클은 이 같은 국세청 결정에 반박하며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했다가 지난해 11월 기각당했다. 이후 지난 2월 서울행정법원에 법인세 취소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한국오라클 관계자는 "현재 법원 소송을 제기한 상황이기 때문에 입장을 밝힐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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