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학교 정치철학 교수인 마이클 샌델은 2025년 베르그루엔 철학문화상 수상자다. 그는 최근 노에마 편집장 네이선 가델스와 만나 리버럴리즘의 운명과 가치중립적 국가의 취약성에 대해 논의했다.
네이선 가델스: 40년 전, 저희가 여기 케임브리지에서 저명한 사회학자 대니얼 벨의 식탁에 앉아 소위 '미국의 문화 남북전쟁'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았습니까? 오늘날의 맥락에서 생각해보면 놀랍지요. 당시 논의는 로널드 레이건의 부상과 함께 정치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리버럴 진영 주류가 권위를 잃어가는 것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그때 했던 말의 대부분은 지금도 유효하죠.
교수님은 그때 레이건이 전통적 질서의 '상징과 울림'에 호소했던 반면, 민주당은 볼링클럽이나 교회와 같은 '지역적 매개 기관'들을 '편협하고 편견에 사로잡혔다'고 얕잡아 보면서 이런 것들과의 접점을 잃어버린 복지국가 정당이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선견지명 있게 '좋은 삶이 무엇인지를 놓고 경쟁하는 관점들 사이에서 똑같이 공평한 권리의 틀을 제공하는 것으로 만족하는 중립국가가 가지는 취약성'을 지적했었죠. 교수님께서는 그것이 취약한 이유가 '관용(똘레랑스)의 문제는 그것이 해석이나 실행을 이끌 이상(理想)으로서의 힘이 없다'는 점에 있다고 했었습니다. 관용은 공동선에 대한 비전을 대체할 수 없고 공동선을 전제해야 하기 때문이라고요. 당시 교수님께서는 이 취약성을 해결하는 방법은 '정치에 도덕적이고 정신적인 의미를 불어넣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2026년에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가 한 일이 바로 그것이 아닌가 하는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그들은 리버럴리즘의 가치가 아닌, 그들이 '강한 신들'이라고 부르는 가족, 신앙, 국가라는 관점에서 국가에 도덕적 실체를 부여했습니다.
마이클 샌델: 그렇습니다. MAGA는 우리 주변에서 공동체의 도덕적 구조가 해체되고 있다는 느낌에 호소하며, 주권과 소속감을 맹렬히 주장하는 일종의 초국가주의를 불러일으키는 데 매우 효과적이었습니다. 저희가 레이건 시절에 만났을 때 제가 우려했던 부분 중 하나는, 당시의 리버럴리즘이 이미 공동체, 정체성, 소속감, 애국심과 같은 언어를 우파에게 거의 넘겨주었다는 점이었죠.
로널드 레이건은 매우 효과적이었습니다. 그는 자유시장지상주의자였지만 한편으로는 정치적 수사의 다른 부분에서는 공동체와 애국심이라는 강력한 언어를 구사했죠. 저는 이것이 레이건의 친시장 자유지상주의적 측면보다도 그의 정치적 성공에서 핵심적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국가 공동체 의식과 소속감, 자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때 이후로, 리버럴들은 애국심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대안적 개념을 제시하는 대신, 애국심을 의심하게 되었고 이 강력한 공동체와 소속감의 언어를 우파에게 넘겨주었습니다. 그래서 편집장님께서 그때와 지금을 연결한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바로 트럼프와 MAGA가 한 일이죠.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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