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기관과 사전협의조차 없이 밀어붙이기식 강행 처리
정부가 서민·중산층 주거복지 증진의 일환으로 다가구매입과 함께 도심내 임대주택 확충을 위해 추진키로 한 우체국, 동사무소 등 국·공유시설의 주택복합형 건립계획이 관계기관과의 사전협의조차 이뤄지지 않은 채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정부가 이번 계획에서 제시한 우체국의 경우 해당기관이 사업성 문제로 난색을 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그대로 밀어붙이기식으로 강행할 방침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관련기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31일 8.31대책 후속조치로 수도권·광역시 도심내 우체국 등 국·공유시설을 주택복합형으로 재건축하거나 철도차량기지 등 도시계획시설을 입체화하는 방안을 강구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이미 관계기관과 관련 사업추진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연내 세부계획과 시범사업지를 선정하고 내년부터 본격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같은 정부 발표와는 달리 관계기관들은 그동안 전혀 협의가 없었거나 사업성이 없어 추진이 곤란하다는 입장을 사전에 중앙정부에 알린 것으로 밝혀졌다.
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중앙정부로부터 사업타당성 의뢰나 사전협의가 전혀 없었다"며 "철도차량기지내 시설에 대해 수탁을 받아 진행하는 공단 입장에서 사전에 알지도 못하는 사업이 추진된다는 소식을 듣고 다소 놀랐다"고 말했다.
우체국 시설에 대한 활용 방안과 관련해서는 해당기관인 우정사업본부가 이미 사업 추진이 어렵다는 검토결과를 정부측에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건교부와 협의한 적이 없으며 지난 5월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인 권오규 당시 경제정책 수석비서관의 지시에 따라 검토작업을 벌였으나 서민용 임대주택을 짓는 것은 사업성이 전혀 없어 추진 자체가 어렵다고 보고한 바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정부 지시에 따라 재검토를 못할 것은 없지만, 앞서 검토한 결과 전국 1600여개 우체국 가운데 임대주택 건립 가능 시설은 단 한 곳도 없어 현재로선 불가능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국민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대한주택공사도 현재까지 관계기관과의 직접적인 접촉은 없었다고 밝혔다. 주공 관계자는 "임대주택 사업을 위해서는 (주공과)협의해야 하지만, 관계기관과 유선상으로만 한두차례 통화했을 뿐, 구체적으로 논의한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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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교부 실무진도 이같은 상황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며 우체국 등 일부 시설의 경우 사업 추진이 곤란하다는 점을 시인했다.
건교부 관계자는 "아직 준비 초기단계라 확정지어 말할 수는 없지만 우체국의 경우 시설 규모가 국민임대주택 등을 지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점을 알고 있다"며 "현재로선 (임대주택 사업)효과가 미미한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따라서 현재 군 시설 이전지나 철도차량기지 등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지만, 확정단계까지는 몇 년 이상 소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