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서치 강한 한국투신-삼성투신 선전
펀드에서 썰물처럼 돈이 빠져나갔던 올해는 자산운용사들에 더없이 힘든 시기였다. 게다가 상승·하락이 빈번하고 특정 종목이 주도한 장세였던 탓에 수익을 내는 것도 쉽지 않았다.
반면 투자자들에겐 어떤 상황에서도 꾸준히 고수익을 올리는 진정한 실력자를 가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10일 머니투데이가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의뢰해 국내주식형펀드(순자산총액 100억원 이상, 인덱스·상장지수펀드 제외) 상위 100위를 조사한 결과, 한국투신운용이 모두 17개 펀드를 리스트에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8일 현재).
17개 펀드 중에는 최근 자금이 몰렸던 '한국투자네비게이터증권투자신탁 1(주식)(A)'와 순자산 2조원을 웃도는 초대형 펀드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증권투자신탁 1(주식)(A)'가 포함됐다.
'한국투자네비게이터증권투자신탁 1(주식)(A)'(2005년 12월 설정, 순자산 1조144억원)의 연초 후 수익률은 64.16%로 국내주식형펀드 평균(48.49%)을 15.67%포인트 웃돌았다. 특히 지난 2006년부터 분기별로 상위 25% 안에 들어간 것도 9번에 달했다. 올해만 유독 성과가 뛰어난 게 아니라 오랫동안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했다는 말이다.
한국투신운용에 이어 삼성투신운용도 10개의 펀드가 상위권에 들었다. 최근 이름을 바꾸고 인기몰이중인 '삼성스트라이크증권투자신탁 1[주식](C)'는 올들어 67.1%의 수익을 냈다.
반면 과거 상승장에서 강세를 보였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은 4개 펀드만이 이름을 올렸다.
올해 선전한 두 운용사의 특징은 어려운 시장 상황에서도 우수한 기업을 찾아내는 '리서치' 능력이 탁월하다는 점이다.
한국투신의 증권과 투자신탁운용이 분리된 2000년부터 내부 자체 주식리서치팀을 가동했다. 1974년 한국투자신탁 시절 '조사부'까지 감안하면 리서치 경력은 30년이 훌쩍 넘어간다. 업계 내 원조격인 셈이다.
리서치팀은 평균 업무경력 5년 이상의 애널리스트 10명으로 이뤄져 있다. 이들이 철저한 기업 탐방을 바탕으로 보고서를 작성하면 최고운용책임자(CIO)를 위원장으로 하는 투자위원회는 펀드매니저와의 협의해 포트폴리오를 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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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형 한국투신 대표는 "한 명의 애널리스트가 일주일동안 기업을 방문하는 회수가 5번에 이른다"며 "현장 중심의 질 높은 리서치와 매니저-애널리스트 간 긴밀한 의사소통이 안정적인 장기투자 성과의 비결"이라고 밝혔다.
삼성투신도 지난 4월 내부 리서치 조직을 강화한 이후 수익률이 개선됐다는 평가다.
삼성투신은 주식운용본부 내 리서치팀을 리서치센터로 확대 개편하면서 각 운용본부에 전담 애널리스트를 2명씩 배치했다. 본부 내 자체적으로 종목을 발굴해 직접 수익률을 높이라는 의도다.
삼성투신 관계자는 "매니저가 분석할 수 있는 종목은 15~20개에 불과하다"며 "운용본부에 직접 투입된 애널리스트가 전략 종목을 개발, 지원한 게 효과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수진 제로인 연구위원은 "돈이 빠지는 시기에는 덩치 큰 펀드가 돈으로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시장의 출렁임이 잦을 때는 우수한 기업을 발굴하는 리서치 능력이 빛을 발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