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아이폰 보조금 대신 요금할인 '꼼수'

KT, 아이폰 보조금 대신 요금할인 '꼼수'

이학렬 기자
2010.05.27 07:20

정부의 보조금 상한제 피하기 위해 각종 할인제 동원...매출감소 불가피

KT(60,100원 ▲800 +1.35%)가 '아이폰'을 보조금 없이 요금할인만으로 판매하고 있다. 정부의 보조금 및 마케팅비용 규제를 피해가기 위해 '꼼수'를 부린 것이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는 기본과 추가요금 할인 및 프로모션 할인 등 요금할인만으로 '아이폰'을 판매하고 있다.

 

예컨대 81만4000원짜리 '아이폰 3GS-16G'를 'I-라이트 요금제'에 가입하는 조건으로 사면 2년간 총 55만원을 할인받는다. 기본할인 8800원에 1년차에는 7700원, 2년차에는 9900원을 추가로 깎아주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는 1년차에는 매월 1만2100원, 2년차에는 매월 9900원을 단말기 할부금으로 내야 한다. 2년동안 내야 하는 단말기 할부금은 총 26만4000원이고 월평균 1만1000원꼴이므로 종전 방식과 똑같다.

 

지금까지 KT는 '쇼킹스폰서 I형'이라는 요금할인과 단말기 보조금이 결합된 구매프로그램을 통해 '아이폰'을 판매했다. 81만4000원짜리 '아이폰'을 단말할인(보조금) 33만8800원과 요금할인 21만1200원을 합쳐 55만원을 깎아주는 방식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26만4000원에 81만4000원짜리 '아이폰'을 구입하는 데는 변함이 없지만 KT는 이 같은 방식으로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i-라이트 요금제'에 가입해 요금 4만5000원과 단말기 할부대금 1만1000원을 합쳐 5만6000원을 낸다고 가정하자. 요금할인과 보조금이 결합된 경우 서비스매출은 요금할인 8800원을 뺀 3만6200원이다. 단말기 할부대금 3만3910원은 고스란히 단말기 매출로 잡히고 단말기 할인대금 1만4110원은 마케팅비용으로 처리된다.

 

반면 요금할인만으로 판매할 경우 서비스매출은 프로모션 할인까지 포함한 요금할인 2만2910원을 빼면 2만2090원에 불과하다. 대신 마케팅비용은 한푼도 들어가지 않는다.

 

KT로서는 마케팅비용을 줄일 수 있지만 그만큼 서비스매출도 감소한다. 박재석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비용처리되는 보조금을 줄이고 약정에 따른 요금할인을 늘리면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증가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KT가 매출감소를 감수하고서라도 마케팅비용을 줄이려는 것은 정부규제를 피하기 위해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마케팅비용을 유·무선으로 나눠 매출의 22%로 제한하는 마케팅비용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또 조만간 1명당 지급되는 보조금을 30만원 내로 제한하는 규정을 만들 예정이다.

 

요금할인은 사실상 보조금 역할을 하지만 보조금이 아니기 때문에 보조금이나 마케팅비용 규제로부터 자유롭다. 이 때문에 보조금 규제가 확정되면 통신사가 요금할인 등으로 이를 피해나갈 것이란 우려가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KT가 보조금 규제를 피하기 위해 요금할인만으로 '아이폰'을 판매하고 있다"며 "요금할인으로 규제를 피해가려는 것이 현실화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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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렬 사회부장

머니투데이에서 사회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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