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모바일게임과 카멜레온, 그리고 한국

[CEO칼럼]모바일게임과 카멜레온, 그리고 한국

송병준 게임빌 대표
2012.01.30 05:00
↑송병준 게임빌 대표
↑송병준 게임빌 대표

‘몸 빛깔을 자유롭게 바꾼다. 강한 꼬리를 지니고 있다. 몸보다 긴 혀로 먹이를 잡아챈다’

초등학생도 익히 알 만 한 동물 '카멜레온'의 특징이다. 시각을 바꿔 보면, 이 특징들이 요즘 모바일 환경 하에서의 모바일게임사들을 대변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해외 시장에서 노력해 왔던 과정을 돌이켜 보면 몸 빛깔을 자유롭게 바꾸는 카멜레온처럼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에 적응해야만 했다. 강한 꼬리로 나무 위에서 지탱하듯 끈질긴 생명력을 지니기 위해 도전 정신을 끊임없이 발산해야 했다.

또한 긴 혀로 먹이를 잡아채듯 확실한 게임의 재미로 전 세계 사용자들을 단숨에 사로잡아야 했다. 이러한 생존 노하우가 최근 몇 년 새 바뀐 생태계 하에서 배운 공부라면 공부일 것이다. 2008년 모바일게임 역사에 뿌리내리기 시작한 글로벌 오픈 마켓. 그 때만 해도 참 생소했던 이 마켓이 이제 모바일게임 산업의 주류가 되었으며, 그 생태계를 360도 바꿔버렸다.

초반에는 위기론, 기회론 등 다양한 분석과 전망이 이어졌지만, 결국 준비된 모바일게임사들, 당황하지 않고 신속히 대응한 모바일게임사들에게는 푸른 바닷 속에서 신선한 자원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하루 하루 세계적으로 정말 많은 이들이 도전하고 있다. 하지만 이 시장에서 아직 확고한 1위는 없다.

이는 공정한 글로벌 무대가 개방되어 누구에게나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기존 글로벌 모바일게임사들 외에도 징가, DeNA 등 신흥 강자들이 가세하고 있는 요즘 한국이 그 무대에서 패권을 거머쥐는 짜릿한 상상을 해 본다.

스마트폰 환경에 있어서 해외에 비해 상대적으로 출발이 늦었지만, 그 열정만은 놀라울 정도로 단숨에 스마트폰 사용자 2000만 시대를 만들어버린 나라가 바로 우리 한국이다. 하지만 개방과 공유의 힘을 간과하고, 소모전을 벌이다 이제서야 시장 패러다임에 눈을 뜨고 있는 나라 역시 한국이다.

지난 일들은 차치하고, 미래가 더 중요하고 발전 가능성이 확실한 만큼 앞으로 글로벌 모바일게임 시장을 평정할 주인공은 바로 한국 개발사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전통적인 모바일게임 강국으로서 한국 모바일게임 산업의 시스템에 있어서도, 각 개발사들의 전략에 있어서도 앞서 언급한 카멜레온의 본능적인 가르침이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 '에어 펭귄'이라는 게임으로 애플 앱스토어 중 가장 큰 미국 시장을 비롯해 전세계 20여 개 국가에서 1위를 차지하고, ‘제노니아’ 시리즈 등 게임빌의 게임들이 전세계 롤플레잉게임(RPG) 시장을 점령하고 나니 참으로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셨다. 하지만 이 사례는 한국 모바일게임사의 제대로 된 경쟁력을 보여주기 위한 전초전에 불과하다는 생각이다.

'에어 펭귄'이나 '제노니아'를 즐기는 전세계 이용자들이 크로스 프로모션을 통해 게임빌의 다양한 신작들을 경험하고 '게임빌 라이브'라는 통합 모바일 소셜 게임 플랫폼을 통해 전세계 지인들과 유기적인 활동을 펼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히 한 게임의 인기에 멈추지 않고 다양한 게임들로 파급되어 선순환적인 흥행을 일궈내고 결국 세계 시장에서 개발사의 지위를 높이게 된다.

점점 더 국경 없는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한 나라에 국한되지 않고, 진정한 게임의 수준과 재미로 승부해야 할 시점인 것이다. 그러한 시대는 이미 한국 엄지족들에 의해 단련되어 세계 시장에서 충분히 통할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한국 모바일게임사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쉽게도 글로벌 오픈 마켓이라는 생태계는 이미 해외 기업에 의해 주도되고 있지만, 그 안을 호령하는 콘텐츠만큼은 한국 기업들이 주도할 수 있다고 굳게 믿는다. 지금 비어 있는 ‘글로벌 모바일게임 No. 1’의 왕좌에 오르는 한국 모바일게임사의 모습을 떠올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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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수 기자

머니투데이 경제부 정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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