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ICT 조직개편 어디로]본지-KRG 공동설문···"MB정부 ICT 정책 낙제점"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지난 4년여간 ICT(정보통신기술) 정책에 대한 IT 업계 전문가들의 평가 점수는 짰다. 상당수가 '국가 ICT 정책 비전과 마인드 부족'을 꼬집었다.
이와 함께 업계 전문가들은 차기 정부에서는 단일화된 IT 컨트롤타워가 출범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머니투데이와 KRG(대표 전원하)가 공동 기획한 'IT 직제 관련 긴급 설문조사'에 따르면, 현 정부 출범 이후 지난 4년여간 정부 ICT정책 평가를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 가운데 50점 이하의 점수를 준 응답비율이 54.5%(61명)를 기록했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낙제점을 준 셈이다.
80점 이상의 후한 점수를 준 비율은 8.0%(9명)에 불과했으며, 보통 수준인 60~70점대로 평가한 비율은 37.5%(42명)으로 각각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IT업계 오피니언리더급 전문가 112명을 대상으로 이달 8일에서 13일까지 이메일 및 전화통화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다.
◇"MB 정부 ICT 정책 비전· 마인드 아쉽다"

IT업계 전문가들은 현 정부의 주요 ICT 정책에 대해 가장 아쉬움으로 남는 대목으로 'IT정책에 대한 마인드 부재'를 꼽았다. 이번 설문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7.3%(53명)이 'IT정책을 국가의 주요정책으로 설정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 또 같은 맥락에서 '명확한 국가 ICT 비전제시가 부족했다'는 응답도 18.8%(21명)를 차지했다. 이는 현 정부조직에서 전반적인 ICT 정책의 구심점이 미흡했음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외에 'IT정책을 추진하는데 필요한 조직의 비효율성'을 지적한 응답비율은 19.6%(22명)였으며, 'IT 전문가 및 산업 홀대'를 지적한 응답비율도 13.4%(15명)를 차지했다.

반대로 지난 4년여간 현 정부의 ICT 정책 가운데 가장 잘했다고 평가되는 분야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31.8%가 '중소 SW업체를 보호하기 위한 공공부문 대기업 참여 제한'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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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IT 융합산업 활성화 정책' 20.5%(31명), '이동통신 기본료 인하' 15.2%(23명), IPTV 서비스 개시' 10.6%(23명) 순으로 주요 성과로 평가했다. 반면, '미디어렙 시행'을 주요 성과로 평가한 응답비율은 2.0%(3명)에 불과했다.
◇올바른 차기 IT 추진체계? 독임제 57.3% vS 독임제+위원회 34.8%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현 시기에 차기 정부의 ICT 추진체계 개편 논의도 뜨거워지고 있다.
차기 정부의 바람직한 IT 조직 형태에 대한 질문에 장관 중심의 독자 책임제를 갖춘 부처를 신설해야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ICT정책을 단일 부처로 통합하는 것이 바람직하는 의견을 피력한 응답비율이 79.5%(89명)를 차지한 것.
'현행 체계를 보완해야한다'는 의견은 13.4%(15명), '기존 체계 유지'는 3.6%(4명)에 불과해, 전반적으로 ICT 정책을 총괄한 단일부처 출범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각에서는 '지금처럼 ICT 영역이 복잡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세부적인 부처로 분리해야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단일부처로 통합할 경우, 응답자들은 '장관 중심의 독자책임제'를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57.3%(51명)가 '장관 중심의 독자 책임제'를 꼽았다. 독임제와 위원회를 병행, 과거 IT정책을 총괄하는 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 등의 이원화 조직'을 구성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주장도 34.8%(31명)를 차지했다.
반면, '위원회 중심의 합의제 형태'에 대한 선호도는 6.7%(6명)에 그쳐, 현재의 방송통신위원회 구조에 대한 불만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예전과 같이 단일 부처로 통합하는 것은 불필요하지만 현행 체계를 보완해야한다'고 답한 응답자들을 대상으로 그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여러 조직으로 분산하기 보다 핵심부처 1~2군데로 통합 관리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외에도 과거와 같은 형태는 아닌 융합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어야한다', '각 부처간 유기적인 업무협조 시스템 마련' 등의 의견도 나왔다.
◇차기 정부 "SW, HW 원천기술 개발·스마트 생태계" 시급

차기 정부에서 가장 역점을 둬야할 ICT 정책에 대해서는 33.1%(45명)이 'SW 및 HW 원천기술 개발'을 꼽았다. 이는 애플, 구글 등 글로벌 기업들이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을 주도하는 것에 우리나라도 시급히 대응해야한다는 인식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스마트 생태계를 조성해야한다는 응답이 30.1%(41명)을 차지했으며, 이어 방송통신 융합을 위한 법제도 정비에 주력해야한다는 응답이 16.2%(22명), 유무선 네트워크 인프라 고도화 및 청년 일자리 창출 등이 8.8%(12명) 순으로 조사됐다. 이외에 'SI(시스템통합) 사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SW 제값받기' 등 마인드 정착 등이 주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에서 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차기 IT체계 개편 시 방송정책 부문을 분리하지 말아야한다는 견해와 분리해야한다는 견해가 팽팽히 맞섰다.
'방송정책을 별도로 분리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다소 앞선 49.1%(55명)를 차지했으며, '방송정책과 규제 담당을 IT정책 소관부처에서 분리해야한다'는 응답은 44.6%(50명)으로 조사됐다.
이는 신융합 시대에 방송, 통신정책의 분리가 결국 장기적인 시장경쟁력 악화로 이어질 수 있음을 우려하면서도 부족한 전문성, 의사결정의 복합성 등을 이유로 방송정책 분리가 현실적으로 필요하지 않냐라는 의견이 맞선 것으로 풀이된다. 기타 의견으로는 기본적인 방송정책은 IT정책 소관부처에서 분리하고 방통융합관련 사항은 위원회에서 협의 및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는 의견도 대두됐다.
김창훈 KRG 부사장은 "IT 전문가들이 현 정부의 ICT 정책에 대해서 후한 점수를 주지 못한데는 IT 정책의 중요성과 비전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차기 ICT 추진체계 개편도 명확한 국가 ICT 전략을 수립이 전제돼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