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 中 QFII 투자한도 소진 '비상'

자산운용사 中 QFII 투자한도 소진 '비상'

송선옥 기자
2012.09.12 07:00

6개월내 소진 못하면 자격박탈 등 불이익..펀드시장 침체로 고전 中 경기부양책 기대도

중국 본토 주식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적격외국기관투자자(QFII) 자격을 얻은 자산운용사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중국펀드의 지속적인 성과부진으로 자금이탈이 계속되면서 투자자금 모집에 빨간불이 켜진 것.

중국 정부 규정에 의하면 QFII 자격을 획득한 기관은 6개월 내에 투자한도를 소진 해야 한다. 기간 내 투자한도액을 못 채워도 QFII 자격은 유지할 수 있지만 미달 분은 반납해야 한다. 특히 투자금액이 약정한 최소금액에 못 미치면 라이선스를 반납하고 투자적격 심사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

11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 들어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해외 주식형펀드에서 10일 현재 2조7531억원이 유출됐는데 이중 9647억원이 중국 펀드에서 빠져나갔다.

자금이탈이 계속되는 것은 펀드 수익률이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주식형펀드의 최근 1년 수익률은 -7.11%로 해외 주식형펀드 평균수익률 -5.58%를 하회했다. 5년 장기 수익률도 -35.12%에 그치는 등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앞서 KTB자산운용은 지난해 10월 1억 달러 투자한도를 승인받은 후 자금모집이 제대로 안 돼 고전했다. KTB자산운용은 QFII 최소 투자액인 2000만 달러(한화 약 225억6000만원)의 자금을 간신히 모아 라이선스는 유지하고 펀드를 설정할 수 있었다.

상품 판매채널이 상대적으로 적은 중형 운용사의 고민은 더욱 크다. 지난해 말 QFII 자격을 획득한 하이자산운용은 지난 4월 1억 달러의 투자한도(한화 약 1130억원)를 받아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중국 본토 펀드(하이천하제일중국본토주식펀드) 판매에 나섰다.

하지만 베어링자산운용의 아시아 현지법인이 위탁 운용하는 이 펀드는 현재 353억원 모집에 그친 상태다. 베어링이 180억원을 투자해 펀드 운용에 책임지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한도 소진 기한인 10월까지 갈 길이 바쁘다.

하이자산운용 관계자는 “10월까지 투자한도를 채우기 위해 수차례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하며 중국 본토 펀드 판매에 신경을 쓰고 있지만 펀드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아 어려움이 많다"며 "다만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어 장기적 안목을 가진 투자자들의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삼성자산운용과 한국투신운용과 같은 대형사들은 투자한도 소진을 위해 중국 본토 ETF(상장지수펀드)를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지난 7월 1억 달러 한도를 받은 한국투신운용은 중국 본토 A주 ETF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며 지난달 1억5000만 달러 규모의 투자한도를 받은 삼성자산운용도 ETF 개발을 검토 중이다.

이들 운용사는 중국 증시의 턴어라운드 가능성에 한 가닥 기대를 걸고 있다. 다양한 상품을 내놓아도 시장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자금모집이 힘들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중국 정부는 경제성장 둔화 우려가 높아지자 투자활성화 대책 등 다양한 경기부양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중국 증시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증시의 회복 과정에서 소외됐기 때문에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가격매력이 충분하다고 본다"며 "정부 내 지도부 교체에 대한 기대감도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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