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전장의 '도우미' 확충이 필요하다

수출전장의 '도우미' 확충이 필요하다

박정수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
2013.09.09 07:37

[기고]해외 관세관, 중소 중견기업에 큰 힘...비용절감도 수천억

올해 초 휴대폰 수출기업인 S기업은 인도네시아세관에 자사 수출 휴대폰 약 10만 대가 통관 보류되는 곤경에 처했다. 휴대폰 등 무선기기 수입시 수입자 및 수입제품 사전등록 규정을 유예기간 없이 시행하겠다는 인도네시아세관의 방침 때문이었다.

문제 해결을 위해 업체가 인도네시아 휴대폰협회장 명의의 적용유예 건의서까지 제출했지만 거부당하였다. 마침 현지 공관에 파견된 관세관이 적극적이고 끈질지게 인도네시아세관을 설득해 10만대의 한국산 휴대폰은 무사히 통과됐다. 업체 추정 약 80억원의 물류비용이 절감된 것이다. 이 기업에게 있어 현지 관세관이 준 이 도움은 그야 말로 가뭄의 귀한 단비일 수밖에 없었다.

수출시장을 확보하기 위한 각국 기업 간 경쟁을 흔히 '총성 없는 전쟁'에 비유하곤 한다. 최근의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로 세계 각 국 정부는 재정수입 확충 및 자국 기업 보호를 위해 교묘한 수단을 통해 통관장벽을 쌓는 사례가 늘고 있다.

더욱이, 전 세계 수출 '전장(戰場)'에서 엔화 약세를 등에 업은 일본 기업들과의 경쟁까지 고려한다면 우리 수출기업은 매우 불리한 상황에 놓여있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수출경쟁관계에 있는 남미 러시아 필리핀과 같은 통관분쟁 다발지역에 관세관을 직접 파견하여 통관분쟁 발생 시 자국기업을 현장에서 지원하고 있다.

이들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낙후된 세관행정과 불투명한 행정절차로 통관지연이 빈번히 발생하는 곳이다. 관세당국의 관료주의적 성격으로 수출기업이 직접 현지세관과 접촉하여 애로를 해소하는 것도 무척 어려운 일이다.

세관분야 업무는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업무이면서 오래도록 이어지고 있는 소위 'Customs Family' 라 불리는 끈끈한 동료의식이 자리하고 있다. 세관출신이 아닌 타 분야 주재관들은 통관분쟁 문제 해결에 접근하기조차 힘들다.

초창기 해외파견 관세관들은 주로 밀수정보 수집과 같은 정보활동에 초점을 맞춰 업무를 수행했지만, 최근에는 통관분쟁 해결, FTA활용 컨설팅 등과 같은 기업지원 활동으로 그 역할을 진화시켜 나가고 있다.

FTA 체결국 확대에 따라 각 FTA별로 복잡 다양한 통관절차 및 원산지 규정을 우리 수출기업들이 준수하여 관세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데 있어 이 분야의 전문적인 지식을 겸비한 관세관의 도움은 더욱더 절실하다 할 것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5년간 관세청에서 파견된 관세관의 통관분쟁 해결을 통해 우리나라 기업이 얻는 금전적인 비용절감효과만 해도 약 4000억 원에 이른다고 한다. 이러한 비용절감은 곧바로 우리기업의 수출경쟁력을 강화시킨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박근혜 정부는 중소 중견기업의 수출지원을 통한 경제성장을 주요 경제정책으로 삼고 있고, 국민과 기업의 입장에서 불편하고 부담이 되는 제도나 현장의 애로사항들을 샅샅이 발굴하여 '손톱 밑 가시'를 뽑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러한 정부의 방침을 고려해 볼 때, 우리 수출기업들이 해외에서 전문적인 지식과 네트워크로 무장된 관세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수출기업들의 '손톱 밑 큰 가시'를 돋보기를 들고 뽑아주는 격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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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관 기자

자본시장이 새로운 증권부 김세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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