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 168개 배달해주세요" 논란, 알고보니…

"생수 168개 배달해주세요" 논란, 알고보니…

이슈팀 정선 기자
2013.08.31 14:23
글쓴이가 게재한 생수 사진/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글쓴이가 게재한 생수 사진/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택배기사에게 생수 168개를 하루에 다 배달해달라고 한 여성이 알려지며 논란이 되고 있다.

31일 한 인터넷 카페 게시판에는 "이거 받으면서 빵 터졌어요"라는 글과 함께 생수 168개의 사진이 게재됐다.

닉네임 '달님님'으로 활동하는 이 글쓴이는 '당소'(당첨 소감)라는 말머리가 달린 제목으로 생수 구매 후기를 올렸다. 글쓴이는 "정보 받고 허겁지겁 샀어요"라며 "출근해서 직장에 있는데 아침 8시부터 전화로 택배 아저씨가 놀라서 자기 어쩌냐고, 살려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글쓴이는 "저희 집이 4층인데 5층 같이 높다"며 "그냥 올라와도 높아서 저도 헉헉거리거든요"라고 말을 이었다. 또 "(택배 아저씨가) 자기 이거 배달하면 일 못한다고, 며칠 앓아눕고 다른데 택배 못한다고 하루 한 팩(12병)씩 차에 싣고 다니면서 2주에 한 팩씩 배달하면 안되겠느냐고 계속 설득했는데 결코 제가 '그러세요' 할 사람이 아니죠"라며 "오늘 꼭 배달해주시기 바랍니다"고 했다고 밝혔다.

또 글쓴이는 "그분 이거 나르고 아마 쓰러지셨을 거예요"라며 "이번 한 번이 아니라 저번에도 이런 적이 많아서 (택배 아저씨가) 여기 뭐 하는 집이냐고 하면서 가시더라고요"라고 말했다.

이 글과 사진은 공개되자마자 인터넷을 발칵 뒤집었다. 누리꾼들은 "나눠서 사셔도 됐을 텐데, 힘들게 일하시는 택배 기사들도 생각해주세요", "(택배 기사가) 엘리베이터도 없이 너무 힘들었겠다", "심보 고약하네. 기사 몸 아프게 된 게 즐거워요?", "안 그래도 택배 기사들 열악한 환경에서 힘들게 일하는데" 등의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논란이 확산되자 글쓴이는 게시글을 삭제하고 해당 사이트에서 탈퇴했다. 하지만 이 게시글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급속도로 퍼지며 누리꾼들을 분노하게 했다.

트위터리안 @do*****는 "생수 한 통 드는 것도 무거운데 한 팩에 12개 들어 있는 거 14팩 당첨돼서 다 배달하라고 하다니, 택배 기사가 다른 거 배달 못한다고 부탁까지 했는데"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또 다른 트위터리안 @ko*****는 "쇼핑도 좋지만 택배 아저씨 다 죽는다. 이 x들아!"라며 분개했다.

한편 글쓴이의 친동생은 31일 본지에 "논란이 된 글은 실제 일보다 과장되게 각색해서 올린 글"이라며 해명하는 내용이 담긴 장문의 메일을 보내왔다.

친동생이라고 밝힌 그녀는 "저는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글을 쓴 사람의 여동생이고, 현재 언니는 결혼한지 1년된 주부"라며 "언니가 경품 카페에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 실제 사실과 다르게 과장하고 각색해서 글을 게시했다"고 말했다.

또 "자랑하는 마음이 컸다지만 제가 보기에도 너무 가볍게 글을 써서 논란을 일으킨 것 같다"며 "언니도 반성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친동생은 해명 메일에서 "1개에 1200원인 생수를 600원에 파는 경품행사가 있었는데 10팩까지 주문할 수 있어서 언니가 생수 값을 아끼기 위해 당일 주문했다" 며 "그날 택배기사 분께서 10팩이 너무 많아서 배달을 하지 못하겠으니 하루에 한팩(12개)씩 받는게 어떻겠냐고 전화하셨는데 언니가 집에 항상 있는 사람이 아니라서 1층에 10팩을 두고 가시라고 했다"고 밝혔다.

친동생은 "택배기사 분이 도착할 무렵, 집 근처에 사시는 친정아버지께 1층에서 기다려달라고 급히 부탁을 드렸는데 도착한 택배기사 분이 아버지와 같이 4층까지 옮겨다 주신다고 해서 두 분이서 같이 옮기셨다"며 "게재한 사진은 기존에 있던 생수들과 같이 촬영해 올린 사진이다"라고 경위를 설명했다.

그녀는 갑작스러운 논란에 언니가 혼란스러워하는 것이 안타까워 자신이 입을 열게 됐다며 논란을 빚어 죄송하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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