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교실이 스마트폰과 정쟁중이다. 교실에서 학생들의 스마트폰 사용이 위험 수준을 넘었다는 평가다. 수업시간에는 칠판보다 무릎 위 스마트폰에 시선을 고정한다. 고가의 전자기기인 탓에 분실 도난 사고도 종종 일어난다. 일부 학생은 다 떨어진 배터리를 친구의 '완전 충전'된 것과 바꾸는 '배터리 삥'을 뜯기도 한다.
고육지책으로 교사들은 '강제 수거 규칙'이나 '벌점제'를 도입해 스마트폰을 관리한다. 학생들도 스마트폰 '사수'에 열을 다한다. 인터넷에는 '스마트폰 숨기는 법', '수업시간에 안 들키고 카톡하는 법' 등 비법을 공유한다. 휴대전화를 무음모드로 하고 과자상자 등에 숨기는 원초적인 방법들이 대다수다. 최근에는 안쓰는 휴대전화를 교사에게 제출하는 '눈속임'도 성행한다.
◇스마트폰 중독, '물리적'으로 떼어놓는 게 답?
학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지난 4월 전국 초·중·고 교원 3147명을 대상으로 '학교 내 휴대전화 수거와 관리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65%가 "휴대전화 수업방해가 심각하다"고 답했다. 학생들의 휴대전화를 일괄적으로 수거한다는 응답도 65%에 달했다. '학습권 보호'와 '생활지도'가 이유다.
휴대전화 관리는 '담임 몫'이다. 교장이나 교감도 일률적으로 규정을 강제하지는 못한다. 대부분 학교에서는 '벌점제' 형식으로 수업시간 등에 휴대전화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경기 시흥에서 체육을 가르치는 한 교사(28)는 "반마다 휴대전화 보관용 가방을 구입해서 학생들의 휴대전화를 관리한다"면서 "수업시간에 사용이 적발되면 벌점을 주게 돼 있지만 훈육 등 지도는 담임 재량"이라고 전했다. 수거한 휴대전화는 종례 후 돌려주고 필요한 경우 교사가 보는 앞에서 사용토록 한다.
학부모들도 가정에서 비슷한 방법으로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을 '물리적'으로 제재하고 있다. 영어교육 프로그램 윤선생에서 커뮤니티 회원 686명을 조사한 결과 59.6%가 자녀의 스마트기기 사용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답했다. 학부모들은 이용 시간을 제한하거나 조건을 붙여 스마트폰을 쓰게 하는 방법으로 자녀를 통제한다. 응답자 가운데는 심지어 스마트폰을 숨기거나 부모용 애플리케이션으로 자녀를 감시하는 학부모도 있었다.
◇일부 학생 과도한 스마트폰 '집착' 원인 들여다 봐야
A군(15)은 "수업이 끝나고 선생님이 나가실 때 스마트폰을 잠깐 보려다가 들켜서 빼앗겼다"면서 "아침 수업 전에 반납하지 않은 게 들통나 한달 동안 되돌려 받지 못하게 됐다"고 하소연 했다. 그는 "벌점은 받아도 신경쓰지 않는다"면서 "학교 밖 생활을 다 빼앗기는 게 힘들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학술지인 '한국교육학연구' 제46권에 실린 '학교 내 휴대폰 금지 정책 관련 사례연구'를 보면 학생들은 스마트폰 사용 금지에 상당수 '거부감'을 보였다. 사례연구에서 서울의 한 중학교 학생 807명을 인터뷰 한 결과 88.5%가 정책에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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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같은 연구에서 응답자의 64.4%는 수업시간에 휴대전화를 사용 금지하는 데 찬성했다. 결국 휴대전화를 일방적으로 수거하는 것에는 반대하지만 수업을 방해하는 무분별한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는 데에는 공감대는 형성된 셈이다.
이에 따라 일부 교사들은 학생들과 자율적으로 규칙을 정해 휴대전화를 관리하고 있다.
인천의 한 초등학교에서 담임을 맡고 있는 김모 교사(28)는 학생들과 '세 번 이상 수업 중에 벨이나 진동이 올리면 전체 휴대전화를 걷는다'는 규칙을 정했다. 김씨는 "반마다 담임재량으로 휴대전화 관리를 한다"며 "지난 달에는 규칙을 어긴 학생이 있어 약속대로 전체가 휴대전화를 수거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자기 조절 능력이 떨어지는 일부 '과다 사용자'들이다. 서울교육청이 지난 3월 25일부터 2주간 서울시내 초등학교 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인터넷 위험·주의사용군 등 과다 사용자 비율은 3.07%였다.
한 중학교 교사는 "어린 시절 애착형성이 잘 되지 않은 학생들이 가끔 스마트폰 집착 현상을 보인다"며 "단순히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가정이나 학교에서 학생의 집착 원인을 잘 들여다 보는 것이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