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정부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외할아버지이자 A급 전범인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를 비롯해 독도 관련 망언을 하거나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일본 정치인 12명에게 훈장을 수여한 사실이 확인된 데 대해 누리꾼들이 거센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인재근 민주당 의원은 9일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2013년 8월말까지 외국인 훈장 수훈자를 분석한 결과, 일본인 총 326명이 우리 정부의 훈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제2차 세계대전 A급 전범 △731부대 관련자 △독도 망언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 훈장 수훈 자격이 의심되는 12명이 훈장을 받은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훈장 수여자 가운데 제2차 세계대전 A급 전범으로는 기시 노부스케와 고다마 요시오, 사사카와 료이치 등이 포함돼 있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자로는 스즈키 젠코 전 총리,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총리, 모리 요시로 전 총리가 우리 정부의 훈장을 받았다.
잔혹한 생체실험으로 악명 높은 731부대 관련자인 가토 카쓰야도 우리 정부로부터 1973년 국민훈장동백장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독도 관련 망언이나 일본 제국주의 미화 발언을 한 이들 가운데는 기시 노부스케의 동생 사토 에이사쿠 전 총리, 아베 총리의 아버지인 아베 신타로 전 외무대신, 기시 노부스케의 핵심참모였던 시나 에쓰사부로, 다카스기 신이치, 다케시타 노보루 전 총리 등이 훈장을 받았다.
이들 12명에 대한 훈장은 박정희 정권에서 7명, 전두환 정권에서 3명, 김영삼 정권에서 1명, 이명박 정권에서 1명 수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인 의원은 "'국민훈장'은 정치·경제·사회·교육·학술 분야에 공을 세워 국민의 복지 향상과 국가 발전에 이바지한 공적이 뚜렷한 사람에게 수여한다고 명시되어 있다"며 "이들의 행적과 발언을 생각할 때 훈장 수훈자의 자격은 있을 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일본인 수훈자 명단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국민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훌륭한 일본인들도 다수 확인했다"며 "일부 문제인사들로 인해 일본인 훈장 수훈자 전체에 대해 불필요한 오해와 감정적 대응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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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사실이 밝혀진 가운데 외국인훈장 수훈자 관련 주무부처인 안전행정부와 외교부의 대응이 지적받고 있다.
안전행정부는 훈장 수훈자 이름을 공개하는 것은 '개인정보보호법'에 위배된다며 관련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 의원은 "외국 사례를 확인한 결과 일본의 경우 2005년, 홍콩은 2007년, 영국은 2008년 이후 훈장 수훈자 이름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외국인에게 훈장을 주고도 국민에게 명백히 공개하지 못하는 안전행정부의 입장이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수교훈장 추천 및 관리를 담당하는 외교부는 2004년 이후 수훈자 10여 명의 명단만을 제출했다. 외교부는 "5년 이상 경과한 기록물 철은 '외교부 외교사료관'으로 이관한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외국인 수훈 추천 주무부처인 외교부에서 자신들이 추천한 명단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리 정부가 전범 등 자격이 의심스러운 일본인들에게 훈장을 수여한 사실을 접한 누리꾼들은 "어느나라 외교부냐? 한심하다", "전범에게도 훈장 주는 멍청하고 한심한 정부", "지하에서 선조, 조상님들이 울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