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고용부 시정명령 '거부'… '법외노조' 임박

전교조, 고용부 시정명령 '거부'… '법외노조' 임박

서진욱 기자
2013.10.20 11:18

법외노조 되면 단체교섭권 상실, 지원금 중단, 조합원 이탈 우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해직자를 조합원에서 제외하라는 고용노동부의 시정명령을 거부하기로 최종 결정함에 따라 법외노조의 길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법외노조 통보 이후 전교조에 대한 교육당국 지원금 중단, 전임자 복귀 등 조치가 뒤따를 수밖에 없어 전교조의 향후 대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해직자 제외' 명령 거부한 전교조 "총력 투쟁"

20일 전교조에 따르면 지난 16~18일 고용부의 시정명령 수용 여부를 묻는 총투표를 실시한 결과, 5만9828명(투표율 80.96%) 중 68.59%가 '거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앞서 고용부는 오는 23일까지 전교조가 해직자의 노조 가입을 허용하는 규약을 시정하지 않을 경우 법외노조가 된다고 통보한 바 있다. 고용부는 해직자 조합원 22명 중 노조 집행부에서 활동하고 있는 9명을 문제삼았다.

14년 만에 합법노조 지위를 상실할 위기에 처한 전교조는 총력 투쟁에 돌입했다. 전교조는 19일 서울 서대문구 독립공원에서 '전국 교사 결의대회'를 열고 "시대착오적 탄압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전교조 소속 조합원과 정치인, 시민 등 6000여명이 참석했다.

전교조는 법외노조 통보에 대해 집행정지가처분신청과 행정조치취소소송뿐 아니라 국제노동기구(ILO)과 OECD 노동조합자문위원회(TUAC)에 박근혜정부를 제소하는 등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아울러 800여개 시민단체와 함께 촛불집회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법외노조 되면 각종 지원 끊겨… 조합원 이탈 우려도

합법노조인 전교조가 법외노조가 되면 14년간 행사해 온 단체교섭권을 상실한다. 시·도 지부의 단체협약도 마찬가지다. 뿐만 아니라 조합비를 조합원 월급에서 원천징수할 수 없기 때문에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의 지원금도 중단된다. 현재 전교조는 노조본부와 시·도 지부의 사무실 임차보증금으로 52억원을 교육부로부터 지원받고 있는데, 법외노조가 되면 이 돈을 반납해야 한다.

사무실 임대료, 행사 지원금 등 각종 재적적 지원도 끊긴다. 이미 서울시교육청은 전교조 서울지부의 청소년사업 관련 보조금 1500만원 지급을 보류한 바 있다.

다만 교육청의 보조금 지급 권한은 교육감에게 있기 때문에 진보교육감이 이끄는 교육청의 지원은 계속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교육부가 제동을 걸 경우 양측의 마찰이 불가피하다.

노조 업무를 담당했던 전임자들은 학교로 복귀해야 한다. 교육부는 전교조가 합법노조로서 지위를 상실할 경우 시·도교육청에 전교조 전임자 77명을 일선 학교에 복귀시키도록 요구할 방침이다.

법외노조 이후 일부 조합원들이 이탈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총투표 당시 고용부의 시정명령을 수용하자는 의견이 28.09%에 달한 만큼 법외노조에 대한 부담감으로 조합원들이 탈퇴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병수 전교조 대변인은 "내부 분위기를 보면 총투표 이후 오히려 조합원들이 견고하게 뭉치고 있다"며 "조합원 이탈은 없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하 대변인은 "'수용'을 택한 조합원들도 해직자를 제외하자는 의미가 아니라 전술적 판단을 내린 것이다"며 "총투표 과정은 곧 투표 결과를 함께 책임지자는 의사표현이기 때문에 함께 행동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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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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