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의원과 적극 소통, '특검 반대' 등 현안 발언도…친박 성향 강해 한계 지적도

지난 10월 재보선을 통해 원내에 복귀한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이 정치 현안에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며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는 대치정국에서 여당 내 주류인 친박(친박근혜)계 '맏형'으로서, '7선'의 최다선 의원으로서 적극적인 역할을 자임한 것으로 보인다. 서 의원이 잠재적인 당권 주자로도 평가되는 만큼 이같은 적극 행보는 당내 역학구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서 의원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특검은 절대 안된다. (박근혜 대통령이) 누구보다 깨끗한 선거를 치렀는데 야당이 지금까지 대선을 문제삼는 것은 정통성에 대한 시비"라며 강경한 태도를 나타냈다. 특히 여야 관계에서도 "당이 한 목소리를 낼 때"라면서 "국회 정상화가 안되는 것이 야당의 리더십 부족과 불통 때문이라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고 제시했다.
국회 복귀 후 공식석상에서는 간간이 "당 지도부에 힘을 모아줘야 한다" 정도의 덕담 외에는 극도로 말을 아껴왔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특검 수용 절대 불가라는 입장과 함께 대야 관계에서 물러설 때가 아니라는 점을 밝혀 정국 방향에 대해 직접적으로 목소리를 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이에 대해 "서 의원이 공식·비공식 석상을 통틀어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고 전했다.
서 의원은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김한길 민주당 대표로부터 제안받아 검토 중인 여야 4인 협의체 구성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원내 대표를 비롯한 원내 지도부가 중심이 돼 논의를 이끌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뜻에서다.
그는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원내 대표가 잘하고 있는데 그렇게까지(4인 협의체 구성) 가면 퇴로가 막힌다"면서 "원내대표가 노력하는 것을 좀더 인내심을 갖고 지켜본 후 그래도 안되면 6인이든 4인이든 (협의체를) 결성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서 의원의 이날 발언은 그가 갖는 정치적 무게를 감안할 때 특검 수용 여부 등 여당 내 현안 논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안 언급을 자제해왔던 것을 깬 발언인데다 구체적인 방향성까지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여야 간 협상에서 '유화론'을 펴고 있는 황우여 대표에게 '뒤로 물러설 것'을 주문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특검 카드'에 대해 강한 반감을 가져온 친박 핵심 진영에서는 반기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친박 핵심 일원으로 평가되는 한 새누리당 의원은 "(서 대표가) 황우여 대표는 빠지라는 뜻을 내비친 것"이라면서 "특검 불가와 원내 대표를 통한 협상 지속은 우리(친박 핵심)와 완전히 같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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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의원은 최근 야당 중진의원들을 중심으로 접촉을 늘리며 대야 창구로서의 역할에도 적극적이다. 지난 22일에는 정대철·이부영 민주당 고문, 문희상·유인태·박지원 민주당 의원 등을 초청해 오찬 회동을 했다. 지난주에는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민주당 의원을 만난 데 이어 26일에는 이해찬 민주당 의원과 단독으로 만났다. 야당에 대한 강공을 펼치고 있는 원내 지도부에 힘을 실으면서도, 대화를 놓지 않는 '큰 정치인'으로서의 면모도 함께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서 의원의 당권 도전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된다. '7선'으로 원로급에 가깝고 친박 색채가 너무 강한 것이 걸림돌이지만 친박 진영에 마땅한 당권주자가 없다는 점에서다. 서 의원이 이처럼 당 안팎에서 영향력을 높여갈 경우 유력한 당권주자로 간주되는 김무성 의원측이 긴장할 수 밖에 없는 이유기도 하다.
그러나 서 의원의 본격적인 광폭 행보도 결국은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새누리당의 친박 편향과 당청 관계에서의 청와대 종속을 가속화해 대치 정국을 심화하는 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서 의원이 전면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당장 여당 내 특검 반대 분위기가 강해지자, 민주당은 새누리당이 청와대 눈치만 살피는 '종박(從朴)'자세가 문제라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한 새누리당 의원은 "서 의원이 당 내 어른으로 폭넓은 인맥을 활용해 여야 간 관계 개선을 위한 역할을 뒷받침하는 것은 좋지만, 이를 벗어나면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