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이경호씨 애니메이션 이모티콘 음성지원 거절에 일인 시위
# "시각장애인도 이모티콘의 화려한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해주세요."
최근 경기도 분당구 카카오 사옥 앞에서 시각장애인 이경호씨는 일인시위를 벌였다. 카카오톡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애니메이션 이모티콘을 시각장애인도 느낄 수 있게 해달라는 요구를 카카오에서 아직까지 기술개발이 어렵다는 이유로 거절했기 때문이다.

카카오에서는 일단 문자를 음성으로 지원해주는 TTS 기능과 단순 이모티콘을 음성전환해주는 기술은 초기부터 도입했지만 애니메이션 이모티콘을 음성으로 느낄 수 있게 해달라는 요구에는 기술적인 어려움을 들어 난색을 표하고 있다.
애니메이션 이모티콘은 단순한 감정 전달을 이미지로 표현하는 일반 이모티콘과는 달리 한단어로 표현할 수 없는 복잡한 동작들을 묘사한 경우가 많고, 상황에 따라 쓰이는 맥락이 다양해 음성으로 대체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복잡한 감정을 간결하게 보여주기 위해 도입한 이모티콘이 복잡한 말로 표현되면 메시지의 경제성을 해칠 수 있다"며 "이모티콘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간결함을 살리면서도 감각적인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표현을 찾는 중"이라고 말했다.
# 지난해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시각장애인을 위해 그림 작품을 말로 설명해주는 착한도서관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착한도서관에서는 고대부터 근세까지 500여편에 이르는 작품을 말로 설명해주면서 시각장애인들에게도 그림을 감상하는 즐거움을 선사하자는 프로젝트다. 말로 색감을 표현해주면 시각장애인도 색감을 느낀다는 설명이다.
배우 이종석씨를 비롯해 지원자 500명이 녹음작업을 하고 있으며, 오디오 북과 전용 앱 개발을 추진이다. 오디오북은 시각장애인 도서관에 기부되며 앱은 오는 3월 경 나올 예정이다.
김미란 스탠다드차타드 차장은 "시각장애인도 예술작품을 감상하기를 원하며 이러한 접근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10일 관련업계와 시각장애인연합회에 따르면 시각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스마트폰으로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해달라는 '모바일 접근성'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아직 이에 대한 대응이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각장애인도 스마트폰에 대한 이용욕구가 높으며 굉장히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하길 원한다. 실제 매장에 가서 쇼핑을 하기 불편하니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으로 이용하길 바라는 것이다. 애니메이션형 이모티콘과 같은 '재미'를 느끼는 요소 외에도 기본적인 서비스조차 시각장애인을 위해 제공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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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완식 한국웹접근성평가센터 소장은 "시각장애인의 모바일 접근성은 현재 단계에서 논의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며 "기능적으로는 TTS를 지원하고 있지만 개별 앱들도 들어가면 기본적인 설계가 되어 있지 않아 장애인이 쓸 수 있는 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시각물을 음성으로 전환해주는 대체텍스트를 중요 메뉴에만 걸어두고 개별메뉴에서는 빠져있어 실제 서비스 이용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물건을 사려고 정보는 잘 보여주는데 결제화면을 읽어주지 못한다면 실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셈이다.
카카오를 비롯해 네이버, 다음 등 국내 주요 모바일 서비스 업체들은 모바일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네이버와 다음은 서비스 개발단계부터 모바일 접근성을 확보하고자 전담팀을 만들어 접근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다음에서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접근성 교육을 년 1회 이상 실시하며 서비스 개시 전 접근성 테스트를 반드시 실시하도록 의무화했다.
카카오는 작년에 중증장애인들이 참여하는 모바일 게임대회를 개최하기도 해 스스로도 장애인이 재미를 원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했다. 이 자리에는 시각장애인도 참여하기도 했다. 소리만 듣고 게임을 즐겼다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에도 네이버와 다음, 카카오에서는 모든 서비스에 접근성을 유지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서비스의 변화속도를 기존 음성변환 프로그램이 따라가지 못하는 등 기술적 한계가 많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부족한 점이 많이 있지만 접근성 개선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모든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장애인의 목소리를 귀기울이고 적극적으로 개선해가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