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반기 중 850원까지 하락 전망

가파른 엔저로 엔화 대비 원화 강세가 진행되며 100엔 당 원화 환율이 900원선에 바짝 다가섰다. 원화는 경상수지 흑자 등으로 절상 압력이 이어지는 반면 엔화는 약세가 지속돼 내년 중 원/100엔 환율이 800원대에 진입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올해 5월까지 1000원을 웃돌았던 100엔 당 원화 환율은 11월 평균 945.10원으로 떨어진 뒤 지난 8일엔 6년 9개월 저점인 919원대까지 하락했다. 아베노믹스에 기반한 일본의 양적완화 조치와 올해 진행된 원화 강세로 원/100엔 환율은 2012년 12월 평균 1288.23원에서 하락(엔 대비 원화 절상)해 왔다. 특히 지난 10월 31일 일본은행(BOJ) '깜짝' 추가 양적완화로 불붙은 엔저 여파에 원/엔 환율은 레벨을 계속해서 낮춰왔다.
◇ 원-엔 동조화로 원/엔 환율 하락세 아직은 서서히
엔저 가속화로 원/엔 환율이 하락세이긴 하나 원이 엔화 움직임을 바짝 좇으며 그 추세가 빠르진 않다. 원/엔 환율에 대한 당국의 개입경계감과 더불어 우리나라 수출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시장에 반영돼 지금까진 엔이 하락하는 만큼 원화도 함께 하락하는 추세가 유지 됐기 때문이다.
또 원화 역시 엔화와 함께 글로벌 달러 강세의 영향력 안에 있어 원-달러, 엔-달러로 계산되는 재정환율이 급락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엔이 달러대비 약세인 동시에 원화도 달러대비 하락세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일본 당국의 엔저 우려로 엔저 추세가 멈출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엔화 약세는 일본 수출기업엔 득이지만 일본 내수기업이나 소비자들의 구매력 측면에선 실이다. 이를 일본 당국도 인식하고 있어 달러 당 125엔 이상으로 엔저가 진행되긴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성욱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국제금융연구실장은 "엔저가 일본측 요인 뿐 아니라 우리도 함께 영향을 받는 미국 경기 호조 등에 따른 것이라 원-엔 동조화가 어느 정도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일본 내에서도 엔화 절하에 대한 부담이 있어 엔/달러 환율도 120엔 선 위에선 급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원/100엔 재정환율이 크게 하락하진 않으리란 설명이다.
◇내년 하반기 원화 달러 대비 강세 전환?...원/100엔 환율 800원대로 하락 전망
그러나 내년에 접어들어 원화 약세가 엔저 속도를 좇아가지 못하거나 원화가 강세로 방향을 틀면서 원/100엔 재정환율이 850원대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엔저가 달러당 125엔까지 진행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원화 약세는 엔저 폭을 따라가기 어렵다"며 "두 통화의 절하 속도 차이가 이어지며 내년 상반기 중 원/100엔 환율이 최저 850원까지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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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상반기의 경우 미국 통화정책 변화가 지배적인 이슈가 되며 달러 강세가 엔화와 원화 모두에 영향을 미칠 테지만 자국 통화완화로 야기된 엔화 약세가 원화 약세보다는 더 빠를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미국이 금리인상을 시작하고 미국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된 뒤엔 경상수지 흑자 등 원화 절상 재료가 부각되며 원화는 강세로 전환할 수 있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유가하락으로 우리나라 경상흑자가 당초 예상보다 더 커져 원화 절상 압력이 커질 수 있다"며 "원/100엔 환율이 800원대 후반으로 내려가는 시점을 2016년으로 예상했지만 이 시기가 내년 상반기 중으로 앞당겨질 것"이라 예상했다.
전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중 미국 금리인상이 시작되면 엔화는 더 약세로 갈 것"이라며 "상반기 중엔 원화도 달러대비 약세를 보이겠으나 경상수지 흑자 등으로 하반기엔 강세전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오준범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 역시 "우리나라의 경우 수출이 좋고 외국인 투자자금도 꾸준히 들어오고 있는 추세라 내년 하반기에 들어서 원화가 강세로 갈 가능성이 있다"며 "원/100엔 환율이 800원대 후반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