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후원금 '10만원 세액공제'?…전업주부는 왜 못받나

정치후원금 '10만원 세액공제'?…전업주부는 왜 못받나

배소진 기자
2014.12.23 05:53

[the300][정치후원금 제대로 알기 ①]

그래픽= 이승현 디자이너
그래픽= 이승현 디자이너

# '13월의 보너스' 연말정산 시기를 맞은 전업주부 박모씨(31). 조금이라도 환급액을 늘리려 고민하던 차 신용카드 포인트로 정치후원금을 내면 전액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단 얘기를 들었다. 마침 과거 직장에 다닐 때 만들었던 본인 명의 신용카드를 꾸준히 사용해왔던 박씨는 남은 포인트 전액을 정치후원금으로 기부하기로 했다.

# 대학생 이모씨(22)는 평소 지지하는 정당에서 활약 중인 국회의원 A씨에게 총 10만원을 정치후원금으로 기부했다. 의원 홈페이지나 정당 홈페이지에는 '10만원까지는 전액 세액공제로 환급받을 수 있다'는 안내가 있어 부담도 없었다.

박씨와 이씨는 기부했던 정치 후원금을 올해 연말정산에서 돌려받을 수 있을까.

12월 연말정산을 앞두고 국회 의원실이 보내는 '정치후원금' 독려 문자나 정당 홈페이지등의 안내문을 믿고 후원금을 기부했다 일부 기부자들이 낭패를 보고 있다. 소득 수준 등을 고려하지 않고 '후원금 10만원까지는 전액 세액공제'라고만 안내하는 경우가 상당수기 때문이다.

22일 국세청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박씨와 이씨의 경우는 세액공제 환급 대상이 아니다.

이들은 현재 소득이 없이 남편 또는 부모님의 '부양가족'으로 등록돼 있다. 세액공제란 급여소득이나 사업소득이 있는 사람이 매월 원천징수로 납부한 소득세를 정산할 때 확정된 세금에서 공제해 환급해주는 제도다. 세금을 납부한 내역이 없는 이들은 당연히 돌려받을 세금도 없는 셈이다.

정치자금법과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르면 후원금은 개인의 경우 1회 10만 원을 내면 전액환급(세액공제)을 받을 수 있으며 이를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후원금 전액을 돌려받기 위해서는 연 10만원 이상의 소득세를 납부할 정도의 일정소득이 있어야 한다.

연봉 2000만원~3000만원 가량의 저소득 근로자의 경우 국가에 납부하는 결정세액이 10만원보다 적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결정세액이 7만원일 경우, 10만원을 정치후원금으로 기부했다 해서 3만원을 추가로 주는 것이 아니라 7만원까지만 공제가 된다.

이들의 후원금 납부내역을 남편이나 부모님이 대신 연말정산에 사용할 수도 없다. 정치자금 세액공제는 본인이 납부한 것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종교단체 기부금이나 기타 단체에 제출한 기부금의 경우 배우자나 자녀, 부모, 형제자매 등의 이름으로 기부한 것도 일부 소득공제를 해준다. 그러나 정치자금 기부금과 우리사주조합기부금은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라 본인 지출분에 한해서만 가능하도록 돼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정치 후원금의 경우 무조건 '10만원까지 전액 세액공제'라고만 안내를 하면 일부 국민들에게는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일부 유권자들은 이 같은 차등적인 세제혜택 때문에 정치후원금을 내고 싶어도 선뜻 내지 못한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한다.

자신을 전업주부로 소개한 B씨는 "2012년 처음으로 정치후원을 하면서 주부에게는 큰 돈이지만 세액공제를 해준다길래 다 합쳐 20만원 가량을 후원한 적 있다"며 "연말정산 서류를 챙기면서 납세자 본인만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알고 정말 씁쓸했다"고 말했다.

그는 "형편상 집에서 가사와 육아를 하고 있지만 이 역할이 작다고 생각한 적 없고 국가가 정치후원금에서 남편과 나를 차별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주부이기 전에 국민인데, 차별을 받는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한 의원실 관계자는 "정치후원금 세액공제가 가족 등으로 확대된다면 정치자금 모금의 투명성을 높이고 유권자의 적극적인 정치참여를 유도하는데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교육비나 의료비에 대해서는 그 특성상 생계를 같이 하는 가족에 대해서도 세액공제를 해줄 수 있지만, 정치후원금은 좀 다른 측면이 있어 가족에게도 세액공제를 적용할지 여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만약 국회 차원에서 필요성이 제기된다면 의원 입법을 통해서도 추진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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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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